[KBS 창원 뉴스9] 일제고사 부작용1) 초등생 8시까지 보충학습

 

<멘트>

초등학생들이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오는 7월 전국적으로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인데 하루종일 힘든 일과를 소화해야 하는 아이들.부작용이 적지 않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저녁까지 불이 환하게 켜진 거창의 한 초등학교.

교실을 들여다보니 학생들이 문제풀이에 한창입니다.

이 학교는 지난 1일부터 5,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야간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 20분부터 식사시간을 뺀 오후 7시 40분까지 문제 풀이가 이어지는 사실상 보충수업입니다.

<인터뷰> 00 초등학교 학생(음성변조)

"문제집도 풀고 자율학습도 하고 학습지도 풀고요.다 해요." 초등학생들이 보충수업을 위해 학교에서 11시간 가까이 머물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저녁 식사시간.한창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반찬은 김치와 멸치, 오징어 무침이 전붑니다.

정부 지원 대상이 아닌 저녁 식사를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다 보니 반찬은 늘 부실합니다.

<인터뷰> 00 초등학교 학생(음성변조)

"김에 밥 비벼서 김치랑 멸치 볶음이랑 오징어 무침이랑.어제도."기자 : 그저께는?

"그저께도.먹을 수밖에 없어요."

학생들의 하굣길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는 것도 문재입니다.

학교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학생들은 마을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학생을 직접 따라가 봤습니다.오후 7시 40분 마지막 차를 탄 뒤 컴컴한 시골길을 30분을 더 달립니다.

가로등도 없는 길을 따라 집에 도착하면 오후 8시 10분.웬만한 중, 고등학생보다 힘든 일괍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오는 7월에 있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00 초등학교 교장

"시골은 사교육이 없기 때문에 공교육에서 좀 해보자 하는 방식으로..."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력을 올려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우려도 큽니다.

<인터뷰> 학부모

"사교육이 문제라고 하다가 학교가 사교육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좀 그렇고요.8시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면 학교 과정 자체가 8시까지 편성되는 게 맞고요."

<인터뷰> 학부모

"기본 틀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주입적으로 하다보니까..."

경남에서는 거창과 남해, 산청 등 군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야간 보충수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