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제연극제, 세계초연희곡 수상자 선정 두고 잡음
"희곡 당선됐다 하더니 다시 취소 통보를"
지난 13일 폐막한 제23회 거창국제연극제 경연 부문인 '세계초연희곡 공모' 수상자 선정 과정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제23회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가 폐막식 전날 대전의 한 극단 소속 작가에게 당선 사실을 알리고, 시상식에 참가해 달라 요청까지 하고 난 몇 시간 후 이를 다시 번복해 해당 극단이 반발하고 있는 것.
대전 극단 새벽 한선덕 대표는 제23회 거창국제연극제 폐막식 전날인 지난 12일 오후 1시 집행위원회로부터 극단 소속 배우 겸 작가 정미진 씨가 '세계초연희곡 공모'에 출품한 희곡이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그리고 폐막식 당일인 13일 오후 4시 연극제가 열리는 거창 수승대로 오라는 통보도 받았다. 하지만, 6시간 30분여가 지난 오후 10시 30분께 집행위원회 담당자가 전화해 "실수로 말미암아 연락이 잘못 갔다"며 돌연 당선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미 수상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언론사에 배포할 보도자료까지 작성한 상태에서 들은 소식이라 허탈감은 더했다.
한 대표는 <경남도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다른 것보다도 극단 소속 작가가 크게 상심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무리 열과 성을 다해 희곡을 썼다 해도 한 번 공모전에 출품된 사실이 알려지는 작품은 다른 공모전에 출품하더라도 이전에 출품된 사실이 회자돼 여러모로 불이익이 따르기 마련이라 작가로서는 피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또 "이에 대한 집행위원장의 공식 사과와 거창국제연극제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집행위원회는 들어주지 않았다"면서 "이종일 집행위원장에게 직접 연락을 하려 했지만 담당자는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으며, 연극제 폐막 1시간 전까지 집행위원장이 사과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아직(16일 오전) 묵묵부답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세계초연희곡 공모'에서 수상자인 김광탁 씨 작품과 떨어진 정미진 씨의 작품을 두고 심사위원들의 고민이 깊었다"면서 "고민끝에 수상자는 이미 지난 10일 김광탁 씨로 정해진 상태였으며, 경합이 치열했던 데다 연극제 일로 이리저리 혼란스러웠던 담당자가 이 소식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정미진 씨에게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 건에 대해서는 "당시에는 우선 공식적인 수상 발표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단지 준비과정에서 업무착오를 일으킨 것이라 단순 해프닝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한 대표가 요구하는 집행위원장 공식 해명과 사과까지는 할 문제가 아니라 판단했다"며 "연극제가 정리되고 마무리되는 대로 사과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편, 이러한 갈등의 불똥은 엉뚱하게도 경남연극협회로 튀었다.
이종일 집행위원장의 연락처를 알 길이 막막했던 한 대표가 지난 13일 경남연극협회 천영훈 회장에게로 이종일 집행위원장 연락처를 물을 겸 항의성 전화를 한 것.
한 대표로부터 일련의 과정을 전해들은 천 회장은 기자에게 "경남에서 열리는 국제연극제들을 두고 타 시도 참가팀들에게서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이 사실이다"면서 "이번에도 사실관계가 어떻게 되었건 경남 연극의 얼굴을 창피하게 하는 남우세스러운 일이 또 일어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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