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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대책은 없는가 -경남일보
등록일: 2005-11-03
3부 대책은 없는가 <10> -경남일보 (2)선진국에서 배워라 국내에 에코브리지가 도입된지 올해로 꼭 10년째를 맞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처럼 우리나라 에코브리지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에코브리지 갯수. 1995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1990년대에는 8곳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들면서 40여 곳이 늘어나면서 9월말 현재 모두 55곳에 이른다. 정부는 또 2012년까지 10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 국도와 고속도로에 120여 개의 에코브리지를 건설할 예정이어서 야생동물 로드킬·서식지 단절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충분한 사전평가 없이 건설할 경우 자칫 엄청난 비용만 소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에코브리지 건설비용으로 약 475억원을 투입했지만 상당수가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엄청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야생동물 보호정책을 유럽국가들의 우수 사례를 면밀히 분석, 국내에 도입하지 않으면 엄청난 예산을 낭비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동물 분포지도 제작해야 에코브리지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의 분포를 파악하는 것이다. 즉 에코브리지 건설 예정지역 주변에 어떤 동물이 살고 있는 가를 먼저 분석해야 한다는 말이다. 만약 고라니, 삵 등 대형 포유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장소에 양서류나 파충류가 이동할 만한 폭이 좁은 에코브리지를 건설하거나 양서류·파충류를 위해 설치한 에코브리지에 턱을 조성할 경우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파스루그 슈트라세 8번지에 위치한 잘츠부르크사냥꾼협회는 8300 여명의 회원을 관리하고 있다. 이 협회는 사냥에 관심 있는 주민들에게 사냥 교육을 실시하고 면허를 획득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연간 사냥시장 규모는 7500만 유로에 달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1000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잘츠부르크 사냥꾼들은 사냥만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야생동물 개체수가 많아 생태계 균형을 위협하는 종(種)을 사냥하거나 이동로를 벗어나 농가에 피해를 주는 동물에 대해서만 사냥할 뿐 주된 임무는 야생동물 이동로 파악·야생동물 분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또 잘츠부르크에서 로드킬 당한 야생동물들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냥꾼협회는 이를 토대로 야생동물 분포지대를 작성하는데 이는 에코브리지 건설에 매우 유익하게 사용되고 있다. 정부가 도로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사냥꾼협회가 만든 야생동물 분포지도를 참고, 야생동물 주요 이동로 단절이 예상되는 곳에 에코브리지 건설을 유도하게 된다. ◇선진국형 유도펜스를 활용하자 현재 세계 각국은 에코브리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도펜스를 설치하고 있다. 유도펜스는 수천㎞에 달하는 도로 전체에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야생동물의 주요 이동로나 에코브리지를 건너도록 도와주고 있다. 국 내에도 국도 348㎞를 비롯해 도로 전체에 500㎞ 이상의 각종 유도펜스가 설치돼 있지만 모두 단순한 철조망 형태로 구성돼 있다. 이미 설치된 유도펜스는 고라니, 노루 등 포유류에는 영향이 있지만 두꺼비, 개구리 등 양서류나 파충류에게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스위스의 경우 에코브리지 주변 수 ㎞에는 양서류·파충류가 건널 수 없는 그물형태의 철조망을 지하 20~30㎝로 만들고 그 위에는 일반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이 유도펜스는 포유류는 물론 양서류, 파충류 등 모든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예방하고 있어 효과가 아주 뛰어나다. 2005년 6월말 현재 국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로드킬 야생동물 현황을 살펴보면 고라니가 2777마리로 가장 많고 너구리 2143마리, 토끼 570마리, 노루 361마리, 족제비 276마리, 오소리 186마리, 사슴 47마리, 삵 28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덩치가 작은 양서류나 파충류의 로드킬은 파악이 전혀되지 않고 있다. 건설교통부가 지난 1~7월 전국 국도및 지방도로에서 야생동물 로드킬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포유류는 12종 538마리에 비해 양서류는 5종 17마리, 파충류 6종 22마리로 파악됐다. 이는 양서류·파충류의 경우 로드킬 후 자동차에 의해 형태가 사라지는데 포유류에 비해 빠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양서류, 파충류의 로드킬 예방을 위해서는 스위스에서 설치한 유도펜스를 도입, 설치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야광 반사판을 도입하자 유럽 각국은 야생동물의 로드킬이 매년 증가하면서 보다 과학적인 예방법을 찾고 있는 데 가장 적극적인 나라가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다. 대표적인 것이 야광 반사판이다. 야광 반사판은 야생동물들의 로드킬이 대부분 밤에 발생한다는 것에 착안, 차량의 헤드 라이트에 빛이 반사되는 원리를 이용해 로드킬을 줄이는 방안으로 개발했다. 즉 야생동물의 눈에는 인간과 달리 반사판이라는 부분이 있어 밤에도 목표로 하는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야광반사판은 야생동물들이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동공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차량의 강한 빛이 들어오면 순간적으로 시력을 상실하고 방향성을 잃게 되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야광 반사판은 생태계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뿐 아니라 빛의 강도역시 야생동물의 눈에 아무런 부작용을 주지 않는다. 또 헤드 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은 야광 반사판을 45℃로 설치하기 때문에 야간 운전자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광 반사판은 진공상태의 알루미늄에 투명한 표면처리로 반사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고장 시 수리도 간단해 최근 유럽지역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야광 반사판을 설치한 후 로드킬은 크게 감소하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집중적으로 야광 반사판을 설치한 곳의 사고가 90% 이상 급감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인력을 키워라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들은 에코브리지 전문인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즈 아우구스브르크 도로관리국. 이 관리국은 다리건설부와 자연보호부로 크게 구분된다. 자연보호부는 도로·교량 건설 전 에코브리지 사전영향평가 등 환경과 관련해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아우구스브리크 자연보호부 직원은 모두 3명. 이들은 950㎞에 달하는 도로 주변의 야생동물 분포도·이동통로를 손바닥 들여보듯이 훤하게 알고 있다. 지난번 취재 때 만난 슈텍헤르씨는 자연보호부에 1968년 입사한 후 37년간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2명 역시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 오랜 근무로 인해 이들은 에코브리지 계획, 조성, 관리 등 모든 것을 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환경단체와 협력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건교부, 환경부 공무원들이 잦은 인사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양성해 눈앞의 업무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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