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055-942-1117

그림자극 ‘만석중놀이’ 보존회 한대수 회장 -도민일보

등록일: 2006-08-22


그림자극 ‘만석중놀이’ 보존회 한대수 회장 -도민일보 척박한 지방문화 토양을 일군다 오는 9월 22일부터 열리는 공주 아시아 1인극제와 10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는 제주 아시아 1인극제 준비로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전통 그림자극 ‘만석중놀이’ 보존회 한대수 회장을 거창의 허름한 연습실 겸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역 내에서 풍물과 1인극 등을 비롯해 우리문화의 파수꾼으로 불리는 한 회장은 고집스레 외길을 걸어온 사람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치열함이 뒤섞인 듯한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얼굴이다. △배고픈 길, 그러나 식지 않은 열정 지난 1984년 거창 YMCA에서 풍물운동을 하면서 지역문화에 눈을 뜬 그는 86년 거창YMCA 풍물패 ‘휘몰이’를 창단 하게 된다. 이후 87년부터 ‘거창 우리 문화연구회’를 창립, 지역 내 초·중·고 교사 및 학생들을 중심으로 풍물패 동아리를 이끌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지원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한 회장은 1996년부터 ‘공주민속극박물관 학예연구원’으로 일하게 된 것을 계기로 97년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17호인 ‘승무’ 전수자로 지정받았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고향에서 현존하는 유일의 전통 그림자극인 ‘만석중놀이’를 되살리고자 보존회를 만들었다. 배고픈 길, 식지 않는 열정 이후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춘천 마임 페스티벌, 경기 국제인형극제 등 지역 축제마당을 중심으로 매년 2~3회에 걸쳐 발표회를 열면서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경했던 그림자극의 존재를 선보이고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애썼다. 비록 먹고사는 수단으로는 거리가 먼 작업이지만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어가고 있다는 것에서 보람을 찾고 있는 한 회장은 지난 8월 초에는 7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도쿄 부끄 인형극장’ 초청 공연을 통해 우리문화의 정수를 나라 밖으로까지 알리고 왔다. 전통 그림자극인 ‘만석중 놀이’는 고려 때부터 내려오던 민속놀이로 글을 모르는 민중들에게 부처님 말씀을 쉽고 재미있게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교극으로 대사가 없는 무언 무용극이다. 사월초파일 관등놀이로 연희되어오다 근세에 들면서 명맥조차 찾기 힘들 정도로 사라져 가던 것을 한 회장이 처음으로 보존회를 설립하고 옛 문헌과 고증을 통해 되살려 내 불교계를 비롯한 학계로부터 대단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배고픔을 감내하면서 한 분야에 대한 천착을 거듭하는 그를 눈여겨본 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98년에는 관계에서 그를 불러 문화관광부 부설 한국 전통연희개발추진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겼다. 그는 이 때 제도적 틀 안에서 꿈을 이루고자 새로운 의욕을 보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 한계를 절감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민간인학살사건 예술제로 풀어내 △거창 민간인학살사건, 평화인권예술제로 풀어 내 현실적 한계를 느낀 그는 2000년부터 한국전쟁 동안에 빚어져 현대사의 비극으로 남아 있는 ‘거창 민간인학살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거창평화인권예술제’를 열기 시작했다. ‘거창평화인권예술제’는 해를 거듭하면서 이제 전국의 인권관련 단체들이 주목하고 있으며 역사교육과 문화예술이 만나는 독특한 지역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또 2001년에는 도내 군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한국 민족예술인 총연합(민예총)’ 지부 설립을 주도해 대안문화로서의 지역문화진흥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도 했다. 현재는 장르별로 산하 10개 단위 지부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토양이 풍성해졌다. 이 같은 열정으로 8월 19일부터 ‘경남 작가회의’와 함께 ‘전국 민족문학인 경남대회’를 거창에 유치해 다시 한번 거창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배우로서 1인극에 푹 빠져 그의 장인적 기질은 1인극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아직도 1인극은 작품성과는 관련없이 ‘소품’ 정도로 치부되는 경향이 남아 있습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는 한 회장은 “자칫 어렵게 느끼기 쉬운 공연예술 마당에 대중들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1인극이 제격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작품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비교적 선명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게 1인극의 큰 매력”이라고 1인극에 심취한 배경을 전한다. 1인극에 푹 빠진 배우의 삶 지난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 ‘심우성의 새야새야’ 출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1인극 배우 활동에 나선 그는 지금까지 97년 제2회 공주 아시아 1인극제 ‘흙 한 줌 물 한 모금’, 2002-2006년 전국 민간인학살 희생지 위령제 순회 ‘진혼굿’을 비롯해 ‘제1회 제주 아시아 1인극제’와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저지 1인극’에 이르기까지 전국 곳곳을 누비며 현실적 갈등 요소들을 공연으로 풀어내고 있다. 배우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공주 아시아 1인극협회 실행위원장과 아시아 1인극협회 실행위원을 맡아 연출과 기획에까지 발을 담그고 있단다. 이와 함께 묻혀있는 지역문화들을 찾아내고 이론적 논거를 마련하는 작업도 병행해 왔다. 1996년 충청남도 개도 100년사의 민속부분 ‘충남지역의 민요와 속담’을 집필했는가 하면 1996년에는 공주민속박물관이 주관한 충청남도 태안의 ‘장세일의 설위 설경’ 조사보고서를 발간하고 2004년에는 대전광역시 무형 문화재 기록도서 제4호 ‘유천동 산신제’를 발간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열심이다. “문화의 중앙편중이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진단하는 한 씨는 “그러나 앞으로도 지역문화가 중앙에 종속된 부분으로서의 변방이 아닌 독립된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지역적 토대를 떠나지 않고 현장에서 쉼 없는 열정을 쏟아 낼 것”이라고 야무진 의지를 다진다.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