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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 국도공사 무엇이 문제인가 -경남일보
등록일: 2006-09-08
늑장 국도공사 무엇이 문제인가 -경남일보 예산확보 없이 사업 강행 부작용 속출 본보 취재팀이 입수한 경실련의 ‘2006년 개통 및 개통예정 국도건설공사의 실태분석’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공사 중이거나 이미 완공된 국도 구간 57개 중 공사가 지연된 건수는 53건으로 무려 전체의 9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건수로는 익산국토관리청 관할 지역이 1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전국토관리청(13건)과 부산국토관리청(12건)이 그 뒤를 이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은 부산국토관리청이 2371억3600만원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국토관리청의 국도공사 추가 비용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은 최초 계획된 총 공사비용의 규모 자체가 워낙 큰데다 물가상승률과 설계 변경, 보상비용 등이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제도 체제가 공사 지연 이유=현재 9건의 국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일선 기관에서는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이유로 예산 부족과 우선순위 조정, 보상 문제 등을 꼽고 있다. 진주 국도유지관리사무소의 이승식 담당자는 “일부에서 거론한 예산 문제뿐만이 아니라 보상과 설계 변경 등 여러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그 때문에 보상과 설계 변경 등에 따른 예산도 그때그때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총 예산을 확보하지도 않은 채 공사가 시작되는 현재의 제도 체제가 공사 지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도 건설 공사 등에 적용되고 있는 ‘장기계속공사’제도는 예산 집행 전 국회 의결이 필요없을 뿐만이 아니라 총 예산이 아닌 첫해 예산만으로도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 공사금액은 입찰시 명기만 하면 된다. 해마다 유동적인 예산이 산정되는 장기계속공사 제도는 한정된 총 예산에 의해 예산 집행이 미뤄지거나 갑작스러운 비용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계속공사 제도는 총 예산 확보와는 별개로 일단 공사를 실시한 이후 해당 예산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공사 전체에 적용돼왔다. 건설교통부는 사업 2~3년차에 57건의 국도 공사 중 40건에 대해서 총 예산 확보를 전제로 하는 계속비공사 제도 방식으로 변경한 상태다. 부산국토관리청의 경우 진주-집현, 울산-강동, 내서-중리, 능동터널 등 8개 구간이 계속비공사 제도로 변경됐다. ◇공사 지연 책임은 없어=공사 기간이 당초 예정보다 배 이상 늘어나면서 막대한 추가 공사비가 소요됐지만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조차 힘든 상태다. 현행 건설 관련 법령에는 ‘공사 기간이 지연될 경우에는 발주자나 시공자 중 책임이 있는 한쪽이 손실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아직까지 건설교통부와 시공 회사 중 이를 지급하거나 부담한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 비용 지급 건수를 확인한 경실련은 “거의 모든 국도건설공사에서 사업 지연이 발생했음에도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건교부가 손실비용을 지급하거나 시공회사가 지체상금을 부담한 사례는 단 한건도 없었다”며 “지연된 기간동안에 불필요한 국가 예산이 사라져버린 셈”이라고 비판했다. 건교부는 신규 사업 추진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올해 발표한 국도건설 5개년 계획(2006~2010)을 통해 “신규투자는 최대한 줄이는 대신 현재 공사 중인 사업에 집중투자해 완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국토관리청의 김종수 담당자는 “국도 사업의 전반적인 예산 감소 등을 감안해 신규 공사를 최대한 억제하고 전국의 주요간선도로 중 우선 순위를 정해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며 “현재 공사중인 사업에 예산이 집중투자돼 완공이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바뀐 정책, 더 두고봐야=하지만 정부의 이런 방침이 실제 국도 공사가 지연되고 있는 각 지역에 얼마나 빨리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당장 신규 공사를 줄인다고해도 공사 지연 비율이 전체의 90%가 넘을 만큼 현재의 심각한 상황에서 제한적인 예산의 활용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건교부의 발표대로 지역 형평성과 사회성 등을 감안한 국도 완공 정책이 성공한다면 당초의 목표였던 지역 균형 발전이 달성되겠지만 정책적으로 결정된 우선순위나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 비용의 변제 문제 등은 이후에도 말썽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각 지역 기관 관계자들도 정부의 정책 변경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지방국도유지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예산 배분 문제에 있어서는 건교부의 방침을 따르고 있으며 일선 기관들은 내려온 예산을 집행하는 것 뿐이다”라며 “지역의 작은 공사들도 산재한 만큼 예산 정책에 대해 섣불리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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