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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등록일: 2006-09-11


<농촌 공립학원 설립 붐> -연합뉴스 합천 성공사례..전국 확산 (합천=연합뉴스) 김영만 진규수 기자 = 경남 합천군에서 1여년 전 공립학원이 설립된 이후 이전에 보다 나은 학습 환경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떠났던 학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자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잇따라 합천을 방문, 벤치마킹하고 있어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합천군에 따르면 지역 인재의 조기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3일 합천읍 종합교육회관내 학습관과 생활관을 개관, 일종의 공립 학원을 운영하면서 고등학교 1학년 70명, 2학년 35명, 3학년 35명 등 성적이 우수한 고교생 140명을 가르치고 있다. 운영 주체인 사단법인 합천군교육발전위원회는 면학 분위기를 높이고 경쟁을 유발하기 위해 6개월 단위로 국어.영어.수학 3개 과목 시험을 실시, 이들 학생을 선발 또는 교체하고 있으며 철저한 성적 위주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3대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은 절반가량이 침대 등을 갖춘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식비 월 10만원만 내고 수업료 등은 내지 않는다. 평일 하루 평균 4시간, 주말 3시간씩 국어.영어.수학과 사회탐구.과학탐구 5개 과목에 걸쳐 집중 수업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과 대구 등 대도시에서 이름난 강사 8명을 채용, 고액 연봉과 함께 일부 숙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여년 간 운영해 온 결과, 대구.거창.진주 등 다른 지역으로 빠져 나갔던 초.중학생들의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곳에서 졸업한 중학생 6267명 가운데 무려 37.3%인 2천337명이 학습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지역으로 떠나 9년 동안 매년 260명가량의 우수한 학생들이 유출됐던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달 초순 현재 유출 학생은 훨씬 줄어든 81명에 그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도 2004년 224명과 지난해 199명이 외지로 나갔으나 올해는 81명에 그치는 등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에서 합천을 줄지어 방문, 성공사례를 배우려는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 봉화와 고령, 상주, 전북 김제와 무주, 전남 강진과 곡성, 충북 음성 등 전국 30여개의 지자체에서 지난해와 올해 이 곳 공립학원을 견학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 갔다고 합천군 관계자는 말했다. 또 다른 시군들이 공립학원에 대한 현지 설명을 요청해와 담당 공무원이 해당 지역으로 출장도 가곤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지역 가운데 실제 경북 봉화와 고령은 각각 지난 2과 3월 공립학원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봉화군에서는 지난 2월 봉화읍 보건소 회의실과 자원봉사센터 사무실 등을 리모델링해 '봉화인재 양성원'이 개원돼 고교생 120명을 가르치고 있으며, 국어.영어.수학 시험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집중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벤치마킹을 위해 합천을 방문했던 봉화군은 이를 위해 서울 유명학원 강사 3명과 협약을 체결했으며 강사료와 운영비 등으로 1억8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공립학원 운영으로 이전까지 미달 사태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역 내 고등학교가 올 신학기 정원을 초과하는 등 활기를 더해가고 있다. 군 당국은 이들 학생의 성적이 향상되고 학무모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 중학생에 대해서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또 고령군에서는 지난 3월 '대가야 교육원'이 설립돼 선발 시험에 합격한 중학교 2-3학년과 고등학교 1-3학년 학생 110명이 대구지역 학원 강사 7명으로부터 국어.영어.수학.사회탐구.과학탐구 등 5개 과목의 수업을 받고 있다. 이들은 매일 방과후 4시간씩 수업 받고 있는데 수업료 면제는 물론이고 교재까지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 등 인근 대도시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다시 고령으로 되돌아오는 희망적인 분위기가 조성하고 있다고 고령군 관계자는 전했다. 경남에서도 남해군 등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 합천을 다녀갔으며 일부 군에서는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 담당 공무원은 "학부모 등 군민들의 반응이 좋은데다 우수 학생들의 외지 유출을 막는 효과도 커 유출 방지 분위기가 정착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공립 학원은 결국 일부의 학생에게만 혜택을 주는 제도가 아니냐는 등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경남도 교육청측은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여서 교육 안전망과 평등화를 무너뜨리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인구 유출 방지 등 작은 성과만 보지 말고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경남지부는 "지자체 재정도 어렵다면서 어려운 재정을 가지고 몇몇 학생에만 지원하는 게 합당한지 의문이 든다. 차라리 그 돈으로 시군단위 학교에 급식시설 등의 재원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겠지만 결국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투자 효과가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가급적 그 투자를 모든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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