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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ㆍ산골마을 아이들의 동시집 -연합뉴스

등록일: 2006-09-19


탄광촌ㆍ산골마을 아이들의 동시집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엄마,/옷 사줘//엄마는,/너 팔아서 사줄까?"('옷 장수' 전문) 사북 탄광촌 어린이의 시다. 딸에게 옷 한 벌 마음대로 사 줄 수 없는 어머니의 서글픈 모정이 선뜩하기까지 하다. "빨갛게 익은/고추 사이로 다니며/빨간 고추를 딴다//이만큼 땄는데도/허리는 아파 죽겠는데/저 많은 것을/오늘 다 따야하니/한숨만 나온다"('고추 따기' 일부) 정선 산골마을 어린이의 시다. 귀하게 자란 도시아이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근심이 담겨있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와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는 동화작가이자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임길택씨가 가르친 강원도 사북 탄광촌 어린이의 시 112편과 정선 산골 마을 어린이의 시 89편을 모아 엮어낸 동시집이다. 임씨는 1976년부터 14년동안 강원도 탄광과 산골 마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 뒤로는 1997년에 병으로 숨지기까지 경남 거창에서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가르쳤다. 보리출판사에서 출간한 두 편의 시집 중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에 실린 시는 1980년부터 1982년까지 임씨가 사북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면서 만든 문집 '나도 광부가 되겠지' 등 6권의 문집에서 발췌했다.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의 시는 강원도 정선 여량 초등학교 봉정 분교 아이들의 문집 '물또래'에서 가려 뽑았다. 흔한 의성어나 의태어도 쓰지 않았고 요란한 기교는 찾아볼 수 없지만 시골 아이들의 순박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이들 눈에 비친 가난한 탄광촌과 산골마을의 고된 삶도 그대로 담겼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광부로서/탄을 캐신다. 나도 공부를/못하니 광부가 되겠지 하는/생각이 가끔 든다/그러나 아버지께서는/너는 커서 농부나 거지가/되었으면 되었지 죽어도/광부는 되지 말라고 하신다"('나도 광부가 되겠지' 일부) '추천하는 말'을 쓴 동화작가 권정생씨는 "천천히 걸어서 가는 길은 힘들지만 보고 듣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동차로 후딱 쉽게 가 버리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합니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아버지가 팔을 다쳐 어머니가 대신 탄광에 다닌다는 아이, 옆집 주인 아이와 싸울 때마다 '니네 식구 모두 쫓겨나게 할 거야'라는 말을 들을까 무서운 아이가 가난을 경험으로 삼았을까. 20여년 전 시를 쓴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자랐을지 궁금하다.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160쪽. 8천500원.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 140쪽.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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