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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째 이어지는 청아한 인고의 소리 -도민일보

등록일: 2006-10-17


3대째 이어지는 청아한 인고의 소리 -도민일보 수공예 목탁 만드는 거창 김종성씨 "목탁 만드는 일은 나의 천직이자 내 인생의 전부지요. 힘든 일이라 자식들한테까지 대물림 하고 싶지 않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이 돈벌이도 시원찮고 힘든 일을 배우려고 합니까." 이 힘든 목탁 만드는 일에 3부자가 3대째 대를 잇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한달 꼬박 매달려도 5~6개 생산"나의 천직이자 내 인생의 전부" 거창군 가북면 용암리 개금마을 김종성(60) 씨와 그의 두 아들 학천(35)·학식(32) 씨가 그 주인공. 거창군 가북면 용암리 하개금 마을. 거창읍에서 합천 해인사 쪽으로 80리를 들어가면 3대째 목탁을 만들어온 장인 김종성 씨를 만날 수 있다. 김씨가 목탁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40여 년 전 부친 김사용 씨가 목탁 소매점을 해오다 당시 스님들이 만들던 목탁 제조과정을 어깨너머로 배워 현재의 고향에서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김씨는 17세부터 직접 목탁제조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40여 년간을 목탁 만드는 일에만 매달려 왔다. 목탁 제조기술을 대물림 받은 김씨는 40년 여간 익혀 온 목탁제조기술을 전수할 사람이 없어 안타까워 해오다 두 아들이 선뜻 가업으로 잇겠다고 나섬에 따라 10여 년째 기술을 지도해오고 있다. 이들 부자는 현재 도량석, 예불목탁, 정근목탁, 기도목탁 등을 순수 전통 재래식 수작업을 통해 만들고 있어 인근 해인사 스님들은 물론 일반 신도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계가 판을 치는 요즘 세상에 어리석을 정도로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그의 손길에는 그래도 거부할 수 없는 혼이 남아있다. 전통방식 그대로 40여 년간 한길만 부친으로 시작해 또 아들들에게로 본시 목탁은 불가의 일. 스님들로부터 목탁 만드는 법을 배워 업으로 삼아온 김씨 집안은 지난 79년 작고한 부친 김사용에 이어 종성·학천·학식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목탁 재목은 남해, 여수 등지에서 어렵게 구해온 수백 년 묵은 살구나무 밑뿌리를 주로 쓴다. 이것을 무논에 3년 동안 묻어 진을 뺀 후 다시 가마솥에 굵은 소금을 넣고 장작불로 하루 동안 삶아낸다. 그래야 좀이 치지 않는단다. 삶아낸 나무는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3~4개월 동안 그늘에서 건조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목탁재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평균 3년 6개월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김씨는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견뎌낼 재간이 없어 많은 이들이 목탁 만들기를 그만두었다"고 어려움을 설명한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단지 좋은 목탁을 만들기 위한 예비 과정일 뿐 보다 중요한 작업은 이제부터다. 속파기. 목탁제조기술의 핵심인 속파기는 하루 이틀에 완성되지 않는다. 옆에 붙어 배워도 꼬박 5~6년이 걸리는 어려운 공정이다. 속을 깊게 파내면 바가지 소리가 나고, 엷게 파내면 청아한 소리와 거리가 멀어진다. 그래서 맞추기가 어렵다. 수백 년 묵은 살구나무 밑뿌리3년 ? 17살 때부터 이 기술을 배운 김씨는 40여 년 동안 손에 잡아온 골칼로 능숙하게 속을 후벼낸다. 속파기가 끝나면 사포질 후 입자고운 황토 흙을 목탁표면에 곱게 칠해 닦아내고 일곱 차례나 들기름을 반복해 발라 비로소 하나의 목탁을 완성해낸다. 손을 놀리지 않고 한달 꼬박 매달려야 완성되는 목탁은 5~6개에 불과해 몇 분 만에 만들어지는 기계 목탁과는 애당초부터 차원이 다르다.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고 살아가는 물고기처럼 깨어 수행 정진하라는 뜻이 담긴 목어가 변형된 법구 목탁. 적막을 가르며 가슴마저 울리는 청정한 소리로 살아있는 정신을 일깨우는 목탁에서 태산을 울리는 또 다른 웅장한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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