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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 "쪽방살림에 집무실은 '고래등'" -도민일보

등록일: 2007-04-12


자치단체, "쪽방살림에 집무실은 '고래등'" -도민일보 경남도, 면적기준 만들어 놓고 감독커녕 스스로 어겨 업무를 보고 간부 공무원과 회의하고 외부 손님과 민원인을 만나는 공간인 자치단체장의 '집무실'. 도지사와 시장·군수의 집무실은 얼마나 커야 할까. 행정자치부는 지난 2002년 8월 '지방청사 표준면적 산정기준'을 마련해 단체장의 집무실 크기를 정해 놓았다. 앞서 88년 기준을 마련했으나 97년께 국무총리 지시로 한 때 없어진 후 95년 민선단체장이 탄생하면서 기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민선단체장이 지방 재정 규모는 감안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청사를 신·증축하거나 지나치게 규모를 키우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95년 민선 이후 새 청사를 지은 자치단체는 도내 진주·진해·사천시 등 3곳을 비롯해 전국 48곳. 이들 청사를 짓는데 건축비만 2조3000억 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교실의 2배 '운동장 집무실' = 행자부 기준에 따르면 광역 자치단체장 집무실은 50평, 기초 자치단체장은 30평을 넘을 수 없다. 경남도도 이 기준을 준용해 2003년 6월 '경상남도 공유재산 관리조례 시행규칙'을 제정해 '지방청사 표준 설계면적 기준'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았다. 도지사 집무실 면적은 50평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행자부와 경남도가 만들어 놓은 이 기준은 철저히 무시되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제대로 지키지 않고, 행자부와 경남도는 관리·감독에 손을 놓고 있다. 감독 주체가 돼야 할 경남도는 스스로 정해 놓은 면적 기준까지 어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도민일보가 경남지역 21개 광역·기초자치단체장의 집무실 면적을 알아본 결과, 전체 76%가 정부 기준을 어기고 있었다. 경남도와 창원·통영·진주·진해·거제·밀양·사천·김해시, 창녕·의령·함양·함안·남해·고성·거창군 등 16곳이 기준 면적을 넘겼다. 마산과 양산시, 하동·산청·합천군 등 5개 자치단체만 기준을 지켰다. 특히 기준 면적을 규정한 후 새 청사를 지은 진해시(2004년)와 사천시(2007년) 또한 시장 집무실이 각각 46평(152㎡), 40.6평(134.3㎡)으로 기준을 어겼다. 전체 도시자·시장·군수 집무실 평수는 평균 41평으로, 초·중·고생 30∼40명이 쓰는 교실(약 20평)의 두 배였다. △재정자립도에 걸맞나 = 시장 집무실 평균 평수는 43평이었고, 군수 집무실 평균 평수는 37평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전체 청사 연면적(각 층을 합한 면적)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시청사 평균은 5330평, 군청사 평균은 2049평으로, 3281평이나 차이 났다. 청사 연면적과 재정자립도에 아랑곳없이 시장이나 군수나 '대접'은 엇비슷했다. 집무실 크기는 단체장이 타고 다니는 관용차의 그것만큼 '세 과시'의 대상이었다. 방의 크기로 방문객들을 압도해 권력의 무게를 보이려는 권위주의의 발로랄 수밖에 없다. 청사 연면적이 가장 큰 곳은 창원시(8370평)였고, 가장 작은 곳은 남해군(720평)이었다. 남해군은 청사가 가장 좁았는데도 군수 집무실은 42평(138.83㎡)으로, 전체 청사(전체 261명 근무) 중 군수 한 사람이 쓰는 공간이 6% 가까이 됐다. 남해군의 재정자립도는 15.7%이다. 시청사 중에서는 5000평에서 6000평 사이가 5곳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00평에서 4000평 사이가 3곳이었다. 시청사는 5000평에서 6000평 사이, 군청사는 1000평에서 2000평 사이 평수를 가진 자치단체가 많았다. 21개 광역·기초 청사 평균 연면적은 3809평이었다. 시 청사 평균 면적은 5330평, 군 청사 평균 면적은 2049평이어서 절반 넘게 차이 났다. △감독할 의지 있나 = 행자부는 이 기준을 어기는 자치단체에 교부세를 삭감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준을 지키는지 감독할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행자부의 의지를 의심하게 했다. 자치단체가 행자부에 집무실 면적을 심사 받는 경우는 청사를 새로 짓거나 늘릴 때. 이미 호화 집무실을 쓰고 있거나 비교적 간단한 리모델링할 경우 감독 대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새로 짓는 모든 청사 면적이 심사 대상은 아니다. 자치단체가 청사 신축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한국지방재정공제회에 지방채 발행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때 집무실을 포함한 각각의 공간 설계도를 확인해 행자부 기준에 맞는지 심사하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새로 청사를 지은 사천시의 경우, 행자부 심사를 받았는데도 집무실 면적은 행자부 기준을 10평 이상 넘긴 40.6평(134㎡)이었다. 행자부는 기준 면적을 넘긴 집무실을 지적해 지방채 발행을 거부하거나 새 평면도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어야 맞다. 사천시 관계자는 "행자부에 신청사 계획을 올렸지만 지적을 따로 받지 않았다"며 "제출한 평면도는 바로 승인됐다"고 말했다. 자치단체장 집무실 현황을 파악하는 데도 무심하다. 행자부는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요구로 지방자치단체장 집무실 현황 자료를 내놓았으나 '자체 조사'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행자부 관계자는 "각 자치단체가 내놓은 면적을 국회에 전달했을 뿐"이라며 "이 자료에 대해 행자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자치단체장 집무실을 일일이 가보지 않고는 자치단체 자료를 믿을 수밖에 없다"며 "집무실 옆에 바로 회의실이 붙어 있어 사실상 단체장이 집무실처럼 쓰고 있는데도 정작 회의실을 뺀 면적을 제출하는 경우도 허다해서 관리·감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청사 다이어트' 필요하다 = 그러나 이미 있는 집무실을 줄이거나 옮기는 것도 좋은 대안이랄 수 없다. 공사비가 얼마나 드는가에 따라 득과 실이 있겠지만 이 또한 혈세라는 점에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일례로 지난해 김해시장은 5·31 지방선거 당시 자신의 공약인 시장실 이전을 실천에 옮기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김해시장은 '노인들이 시장실을 방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층에 있는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겠다고 했지만 이전에 드는 비용이 상당한 데다 시장실을 1층으로 이전해서 얻는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 것. 김해시 관계자는 "옮기려는 1층 공간이 청사 입구여서 시장이 업무를 보는 데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아 2층 집무실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시도 지난 2003년 39평 시장실을 30평으로, 부시장실도 30평에서 17평으로 줄여 남는 22평 공간을 실·과 사무실로 활용했다. 2005년 다시 집무실과 회의실을 바꿔 시장 집무실은 13평이 됐다. 2005년 공사에는 430만원이 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강진군은 지난해 군수실과 부군수실을 합치고 남은 11평을 여성 전용 휴게공간으로 만들기로 해 화제를 모았다. 당초 군수실은 22평이었다. 요컨대 청사 공간 중 중복되는 공간이나 필요 없이 큰 공간은 다이어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회의실 등 각종 공간이 있는데도 기자 간담회니 상패 수여식 등 회의나 행사를 '자기 방'에서 하려는 단체장 혹은 단체장을 보좌하는 공무원의 의식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집무실 면적은 고유 업무를 보는 공간 외에 대기실과 접견실, 부속실(비서실)을 포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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