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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새는 나랏돈을 감시하라 (1) 地自制 이후 예산낭비 유형 다양화 -경남신문
등록일: 2007-10-16
[기획] 새는 나랏돈을 감시하라 (1) 地自制 이후 예산낭비 유형 다양화 -경남신문 예산감시 눈감으면 곳간 기둥 썩는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경남신문을 비롯한 전국의 12개 신문사(일간지 8개 주간지 4개) 기자와 희망제작소 성시경 선임연구원 등으로 공동기획취재단을 구성, ‘예산낭비’와 관련한 세 차례의 국내 연수와 해외취재(9월8~16일)를 가졌다. 경남신문은 이를 토대로 지역예산 감시의 필요성과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 시민단체의 활동과 국내 예산감시 시민단체의 노력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 우리 지역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를 짚어보고 효율적인 예산 감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정책실패·정치적 이해 따른 낭비요인 많아 시민·전문가 참여한 새로운 감시구조 필요 “‘술값 외상은 다음 추경 때 결제해 준다’는 말을 하던 때가 있었다.” 한 공무원이 과거 어둡던 시절, 나랏돈을 자기 호주머니 돈인 것처럼 쓸 수 있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농담처럼 한 말이다. 권위주의 정권 때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정부는 국가 예산도 별다른 제재 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의 투명성이 확대되자 정부의 예산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왔다. 지방정부의 예산운용은 지난 1991년 지방의원 선거가 실시되면서 전환점을 맞이했고, 1995년 자치단체장까지 선출하면서 지방정부의 예산 낭비는 현격히 줄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새로운 형태의 예산 낭비가 이뤄지고 있다. 공무원의 잘못된 의사결정이나 직무유기에 의한 예산낭비,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예산낭비, 제도적 결함에 의한 예산낭비, 유착에 의한 예산낭비 등 예산낭비는 보다 정교하고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아무리 부유한 지자체라도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샌다면 망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이 안게 된다. 예산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배분에 앞서 예산낭비를 막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감시해야 하나 = 1997년 11월 21일, 김영삼 정부는 대외채무를 갚지 못해 발생할 국가부도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 IMF(국제통화기금)의 강력한 경제개혁 요구들을 받아들이는 조건하에서 IMF 구제금융을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소위 ‘IMF 위기’를 공식화하는 순간이었다. 위기 극복에 나선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파산직전의 정부를 빗대 “나라의 곳간이 이렇게 비어있는 줄 몰랐다”고 TV에 나와 말했다. 당시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언론이나 시민단체 어느 한 곳에서도 국가 부도 사태의 조짐을 예견하지 못해 경보음을 울리지 못했다. 지방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방정부가 부도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일본 대표적 ‘파산도시’ 유바리 시가 잘 보여주고 있다. 언론에서도 보도돼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일본 홋카이도 중부의 유바리 시는 80년대 들어서면서 ‘탄광도시를 관광도시로 바꾼다’는 기치를 내걸고 대규모 스키장 건설, 석탄박물관 건립, 호텔 인수 등에 나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한 명의 시장이 24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무분별하게 빚을 끌어다 썼고, 적자규모를 감추기 위해 12개 금융기관에서 무려 292억 엔을 일시 차입금으로 끌어다 사용하는 등 분식회계를 통해 이를 감췄다. 여기에 히바리 시는 인구가 60년대의 10분의 1인 1만2552명으로 줄어들었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관련 공공비용 증가로 ‘세수 감소, 지출 확대’의 구조를 감당하지 못해 2006년 6월 끝내 도산했다. 히바리 시의 도산에 따른 시민들의 고통은 생각보다 컸다. 2024년까지 매년 19억 엔씩의 빚을 갚아야 하는 혹독한 재정재건계획이 진행됨에 따라 유일한 종합병원인 시립병원은 올 3월 민간에 이양돼 위탁보건소로 전락했고, 7곳의 초등학교와 4곳의 중학교는 내년 4월 각 1곳만 남기고 모두 폐교된다. 수도료, 시민세 등 공공요금도 대폭 올라 4인 기준으로 연간 평균 16만5880엔을 더 내야 한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시민들은 하나 둘 살길을 찾아 외지로 떠나고 있다. 시청 직원도 315명에서 165명으로 150명이나 퇴직했다. 하지만 유바리 시 재정이 거덜 날 때까지 그 누구도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의회와 언론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 자치단체장이 장밋빛 그림을 제시하며 수년간 방만한 예산 운영을 해도 감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역시 의원들에 의한 예산 심사와 결산 등 절차적 시스템은 갖춰졌고 언론이 나름의 감시자 역할을 하지만 지자체의 예산낭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예산 감시 구조만으로는 진화하는 예산 낭비를 막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새로운 감시자가 필요하며, 결국 시민과 전문가들이 나서야 ‘새는 독’을 틀어막을 수 있다. ◆진화하는 지자체의 예산낭비= 이전의 예산낭비는 주로 공무원의 예산 낭비에 대한 책임 불감증, 변화에 수동적인 관료집단의 보수성, 전문성 부족, 업자들과의 유착 등 구조적 측면이 강했다면 최근은 정책 실패나 정치적 이해관계 따른 예산낭비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정책실패에 따른 예산낭비는 규모가 크고, 지자체의 예산 낭비 유형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지자체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산하 기관으로 둔 발전연구원에 용역을 맡겨 그 정당성을 확보하는 등 보다 세련된 기법으로 사업을 추진하며, 어떤 사업은 인근 지자체와의 정서적 대립을 부추겨 사업 추진에 이용하기도 한다. 또 민감한 사업은 시행 첫 단계에서 예산보다 사업 필요성을 강조, 일단 사업을 시작한 뒤 정책이나 상황변화 등을 이유로 사업을 확대한다. 이는 사업을 발주한 업체가 낮은 가격으로라도 먼저 공사를 따낸 다음에 설계를 바꿔 공사비를 늘리는 관행과 이와 맞물려 있다. 예산 낭비는 일정한 유형을 띤다. 예산감시의 필요성에 일찌감치 눈을 뜬 경실련은 언론에 보도된 예산낭비 사례를 분석, 12가지 정도로 정리한 적 있다. 경실련이 분류한 예산낭비 유형은 △생색내기 사업 △설계변경으로 인한 예산낭비 △단가의 비현실성 △활용되지 않는 시설 △전시성 사업 △정부의 아나바다 운동 실종 △낭비에 대한 책임 불감증 만연 △정부 예산운영에도 존재하는 비자금 △배정된 돈은 쓰고 보자 심리 △공사 있는 곳에 비리 있다 △국민 돈으로 폼 잡는다 △정책오류 등이다. 경실련이 이를 발표한 때는 1999년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예산 낭비는 여전하며, 오히려 지자체(공무원)의 예산낭비 행태는 오히려 다양해지고 있다. 성시경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예산 낭비에는 언론의 부실한 보도도 한 몫을 차지한다고 분석한다. 그는 언론보도를 분석한 결과 “정보원이 한정되어 있고, 기자의 전문성이 부족하며, 따라서 현상만 중계식으로 보도할 뿐 원인 분석과 대안 마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예산낭비 대표적인 유형 성시경 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분석 ▲첫째 정치적 과정에 의한 예산낭비=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요구에 의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선심성 행정 차원에서 추진하는 예산수립과 집행을 말한다. 경부 고속전철 사업 때 늘어난 역사의 숫자 등이 대표적이다. ▲둘째 유착에 의한 낭비= 시민들이 흔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예산 낭비다. 주로 입찰과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며, 대부분 부적절한 단가 산정으로 이뤄진다. 단가 문제에는 단가의 과대 계상과 함께 품질·성능의 부실도 낭비에 포함된다. ▲셋째 직무유기에 의한 낭비= 담당 공무원이 현장 확인, 전문가 자문, 또는 시장조사 등을 충실하게 하면 절감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인력·시간·예산 부족을 구실로 탁상행정에 머물러 야기된다. ▲넷째 제도적 결함에 의한 낭비= 공무원들을 통제, 감독하고 동기 부여를 위해 만든 제도들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예산낭비를 초래하는 경우다. 연말에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것이 전형적인 사례다. ▲다섯째 무능에 의한 낭비=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분야에서 발생한다. 보직순환제도와 공무원 사회에 존재하는 비경쟁적 환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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