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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등록일: 2007-12-31


<울산 음식물자원화시설 '행정실패' 비판대에> -연합뉴스 주민 반발 속 무리하게 추진, 결국 새해부터 가동 중단 타 지역 시설 위탁처리 신세..예산낭비 비난감수 불가피 (울산=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지난 2년간 끊임없는 악취 민원과 경제적 비효율성 등의 문제를 드러낸 울산 북구 음식물자원화시설이 새해부터 가동을 잠정 중단함에 따라 '대표적 행정실패'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늘어가는 음식물쓰레기를 지렁이를 이용해 퇴비화하고 태양열을 대체에너지로 적극 활용하는 등 '친환경'을 표방하며 주민의 격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건립된 이 시설은 그러나 27억원이라는 예산낭비와 더불어 주민에게 악취의 고통까지 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몇 차례 개선공사에도 불구, 악취가 계속 발생해 올 상반기 울산발전연구원에 학술용역을 의뢰한 결과 시설의 반경 1.3㎞ 내에 3천5백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어 입지선정에 무리가 있었고 시설 개보수.운영 비용으로 23억6천만 원가량의 추가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왔다. 울산 북구청은 지난 2005년 7월 건립한 이 음식물자원화시설을 내년 1월 1일부터 잠정적으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북구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타 시도 시설에 위탁 처리할 방침이다. ◇ 주민 극렬 반대 속 '배심원제'로 설치 극적 합의 울산 북구청은 정부가 2001년 2월부터 '광우병 파동' 이후 광우병 예방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를 소 사료로 공급하는 것을 금지하자 음식물쓰레기 자원화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북구청은 중산동의 국유지 3천170㎡에 국비 8억여 원, 시비 14억여 원, 구비 4억여 원 등 총 27억7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을 추진했다. 오폐수처리가 쉽고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한 뒤 나오는 퇴비를 인근 농가에 손쉽게 공급할 수 있으며 국유지라 지대가 저렴한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인근 주민의 반발이 거셌다. 북구청의 건립 강행 방침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다 주민대표 2명이 경찰에 구속되기도 하는 등 '혐오시설'이라며 극렬하게 반대하는 주민들과, 늘어만 가는 음식물쓰레기를 적절히 처리하기 위한 '친환경시설'이라는 북구청 간 갈등의 골이 깊어갔다. 주민들은 공사를 강행하려는 구청에 맞서 1년 간 현장 점거농성과 단식농성, 국도 점거농성 등을 벌였고 급기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구청은 "배심원을 구성해 이들의 결정에 따르자"고 제안했고 주민들이 이를 전격 수용했다. 시민단체.종교계 대표 등 4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현장조사와 공개토론을 거듭한 끝에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고 2005년 8월말 시설이 준공했다. 당시 이러한 갈등해결은 갈수록 다양화.첨예화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간 갈등을 '배심원제'라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해결한 대표적인 우수 사례로 꼽혔다. ◇ 우려됐던 '악취 고통' 결국 현실로 그러나 주민들이 가장 우려한 '악취 고통'은 현실로 다가왔다. 가동 1년간 71건의 악취 민원이 제기됐고, 북구청은 고육지책으로 시설 가동 2년 만에 가동 초기의 하루 처리량 30t에서 10t으로 처리량을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음식물쓰레기 처리량을 대폭 줄였음에도 악취 민원이 계속되자 북구청은 시설을 운영하던 업체와 계약이 끝나는 올해 12월까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와중에 악취분석 용역 결과 부실한 시공.운영으로 악취의 주 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이 배출 허용치보다 8배나 검출돼, 조승수.이상범 전 구청장들이 소속돼 있던 민주노동당은 사과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민노당 울산시당은 "주민과 구청 간 배심원제 추진에 따른 시설준공 합의, 감시단활동 등 민주적 운영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주민에게 상처만 남겼다"며 "대책마련을 위해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초당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당시 구청장들이 소속된 정당이 '행정 실패'를 자인하고 주민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 좋은 의도.사회적 합의에도 '실패'로 결말 친환경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겠다는 의도와 '배심원제'를 통한 민주적 주민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 했으나, 건립 전 구청이 확언한 "악취는 없을 것"이라는 약속은 결국 '지키지 지 못하는 약속'이 되고 말았다. 이 같은 실패는 시설이 주거지와 멀지 않은 곳에 입지한데다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은 예산에 맞추느라 기술적으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설비들을 들여놓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구청은 내년부터 타 지자체 등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위탁처리(연 9억원 소요)하고, 가동 중단되는 음식물자원화시설이 다른 시설로 재이용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시설부지를 확보해 보다 우수한 성능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막대한 경제.사회비용이 들어간 시설이 실패로 귀결, 새로운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을 마련하기까지 드는 비용은 결국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새로운 장소에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들어서기까지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져 이와 관련한 과제가 울산 북구청 앞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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