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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교육감과 공약들 / 허충호(사회부장) -경남신문
등록일: 2008-02-05
권정호 교육감과 공약들 / 허충호(사회부장) -경남신문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바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정권이 바뀌면 변하는 것이 많은 것은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권정호 교육감이 취임한 경남도 교육행정에도 어떤 모습이든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변화의 중심축은 권 교육감의 선거기간 중 내세운 공약이다. 권 교육감이 선거기간 중 내세운 대표 공약은 공립 대안학교 설립과 초·중·고 무상급식으로 정리된다. 두 가지 모두 자신의 철학이라고 밝힌 바 있으니 임기 중 엄청난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지침이나 타임 스케줄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니 속단할 수는 없으나 철학을 담은 것이라면 뭔가 ‘비장의 무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짐작도 해본다. 사실 무상급식은 늦은 감이 있다. 우리 헌법이 교육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초·중학교 교육을 무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다. 주민이 학교용지부담금을 내도록 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내려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무상교육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 마당에 학교를 건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이 부담토록 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은 교육에 관한 한 국가가 할 수 있는 의무는 다하라는 의미로 해석의 외연을 넓히고 싶다. 다만, 이를 추진할 실탄(예산)이 제때 제대로 보급되겠느냐는 데는 아직도 의문부호가 남는다. 현재 도내서 20개 시·군 교육청 중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곳은 거창교육청이 유일하다. 읍을 제외한 면지역에서 100%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다. 합천은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하니 타시·군에도 이런 사례가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청 측은 모든 초·중·고교생에 무상급식을 한다면 한 해 1627억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교육감은 자체예산과 지자체 보조금, 기업들의 후원금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올해 중 모든 초등학생들의 급식비를 50%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니 첫 단추는 어느 정도 꿰었다고 보고 싶다. 권 교육감이 다음으로 제시한 공립 대안학교는 현행법(대통령령)에 설립 주체가 사립학교로 한정돼 어려움이 예상된다. 그래도 학교 부적응자나 개성이 강한 학생들의 교육을 맡은 대안으로서는 한번 추진해 볼 가치는 있지 않을까 한다. 다만,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현행법과 배치되는 부분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관심 사안이다. 현행법상 제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권 교육감이 이를 공약으로 내걸 때는 뭔가 근거가 있겠지 하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법률적 한계를 그리 쉽게 뛰어넘을 만큼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을까 하는 데는 역시 강한 의문부호가 남는다. 권 교육감이 어떤 방식으로 이 같은 난제를 풀어갈지 경남 교육의 수장의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주변상황과의 함수도 주목된다. 이달에 출범하는 새 정부의 교육 밑그림과 권 교육감의 공약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가 우선 관심거리고, 선거법위반 여부와 관련한 고발건도 어떻게 처리될 지 주목된다. 이런 저런 여건들이 맞물려 있지만 권 교육감이 앞으로 이 두 가지에 대해 임기 중 전력을 쏟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두고 싶은 게 있다. 공약이라고 해서 반드시 임기 중에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공약은 철학이지만 교육행정의 당사자인 학생들이나 학부모들과 의논해야 할 현실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고 교육감의 임기는 3년도 채 안된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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