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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 없이 주민에게 선택권을 /김태섭(거창YMCA 기획실장) -도민일보

등록일: 2008-04-28


정당공천 없이 주민에게 선택권을 /김태섭(거창YMCA 기획실장) -도민일보 4·9 총선의 희비가 정리되기도 전에 거창읍 내 여러 곳에서 군수 보궐선거 출마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높은 건물 허리를 휘감고 있다. 만만치 않았던 총선 후유증이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군수 보궐선거의 예비후보 얼굴들은 지역민심을 모르는 체하며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몰두하는 꼴불견을 내보이고 있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20명에 가까운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이들 대부분이 특정 정당의 공천을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은 우리 시대 일그러진 지방정치의 현주소는 아닐는지 자조 섞인 생각이 앞선다.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정당정치가 제대로 자리 잡은 선진국에서는 책임정치 구현과 중앙정치 및 지방정치 조화 측면에서 정당공천제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천과정의 획일성과 비민주성 등으로 말미암아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특히 정당공천 하에서 공천헌금과 학연, 지연 등의 줄 서기 등에 대한 폐해가 상당하다. 또 지역민을 위한 정치활동에 장애가 되는 등 그 부작용이 주민에게 전가되고 있다. 지방일수록 우리의 정당정치는 그 이념적 기반이 취약하고 공천의 민주성과 투명성이 부족해 후보의 자질과 역량보다는 지역과 정당을 우선하는 투표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설익은 지방정치와 맞물려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어 치명적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렇다면 정책정당, 민주적인 정당체계 등의 성숙한 정치문화가 갖추어질 때까지 지방선거에서 공천하지 않는 것은 어떻겠는가? 거창에선 현 김태호 도지사와 전 강석진 군수의 군수직 중도사퇴를 계기로 두 번째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정치권력의 탐욕 앞에 너무나도 큰 희생이었으며 지방자치 실현은 물론 주민들의 생활복지 향상과 살기 좋은 지역공동체 건설의 의미도 퇴보된 시기였다. 이러한 정치현실은 개인의 정치 야심 문제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전통적 지지정당의 책임정치 실패이기도 했으며 정치권력에 배신당한 거창군민의 순박함도 함께 했을 것이다. 기실 선거란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이웃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참된 일꾼을 뽑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잘못된 당 공천을 통해 두 번씩이나 보궐선거를 치러 혈세 낭비는 물론, 지역사회의 여론을 분열시키고 군정의 차질을 일으켰던 지역 지지정당의 반성과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이에 덧붙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진정한 고민 앞에 지방자치의 참뜻을 헤아려 제 기득권까지 포기할 수 있는 용단을 촉구한다. 두 번째 각 후보자는 주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책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지역발전은 물론 지방정치의 성숙한 문화를 만들도록 후보자 스스로 자기이념과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정책을 내 놔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선 주민에게 선택권을 돌려야 한다. 잘못된 정당정치의 기득권과 얄팍한 정치 기만술에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거는 이가 없도록 지역의 정당들은 공천하지 말아야 하며 주민들이 직접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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