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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제4세대 원자로 `SFR' -연합뉴스

등록일: 2008-06-24


<대체에너지를 찾아라> ①제4세대 원자로 `SFR' -연합뉴스 파이로 프로세싱 설비 (대전=연합뉴스) 소듐고속냉각로 건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파이로 프로세싱 내부 설비. 원자력연구원연구원들이 로봇팔을 이용해 사용 후 연료를 다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 전국부 특집기사 참조 >> seokyee@yna.co.kr 핵연료 재활용하는 `화수분' 같은 꿈의 원자로 (※편집자주 = 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로 대표되는 20세기 화석에너지의 대체 에너지 개발이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자연으로부터 얻을 수 있어 환경 파괴가 적지만 아직 경제성이 떨어져 석유의 대체 에너지원으로서는 한계가 크다. 최근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이지는 것도 그런 대체 에너지 개발의 현실적 제약과 무관하지 않다. 머지않은 장래에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석에너지의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소듐고속원자로, 원자력수소 등 분야의 국내외 연구 성과와 문제점, 전망 등을 3회의 특집기사로 진단해 봤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 기자 = "우라늄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 많은 우라늄이 생겨나 스스로 발전하는 `화수분'과 같은 원자로가 있다면?" 제4세대 원자로로 불리며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SFR)'는 핵발전에 필요한 연료를 소비하면서 다음 발전에 필요한 연료를 다시 만들어내는 증식 능력이 있어 우라늄 자원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이다. 특히 기존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핵폐기물'을 연료로 재활용함으로써 핵폐기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방사능 독성도 낮출 수 있어 부존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로서는 미래 에너지원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소듐냉각고속로 개발에 착수, 2006년에 한국형 소듐냉각고속로 개념으로 `KALIMER-600'을 개발했지만 막대한 연구비용과 사회적 합의 미비 등으로 아직 설계에는 나서지 못하고 있다. ◇쓸수록 에너지가 더 생기는 이상한 원자로 = 원자력 발전에서 쓰이는 핵연료는 `우라늄-235'와 `우라늄-238'로 구성돼 있는데 원료의 95.2%를 차지하는 우라늄-238은 정작 기존 원자로에서는 핵분열을 하지 않는다. 대신 우라늄-235의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한 중성자로 인해 플루토늄-239로 성분이 바뀐다. 이 플루토늄-239는 우라늄-235와 같이 핵분열을 하기 때문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데 바로 `소듐냉각고속로(SFR)'는 이 사용 후 핵연료에 함유된 플루토늄-239를 이용해 핵원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라늄-238의 핵분열을 촉진시켜 연료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한 마디로 소듐냉각고속로는 기존 원자력발전소(경수로)에서 사용하고 폐기해야 할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원자로인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플루토늄-239를 이용해 우라늄-238을 핵분열 시키면 다시 플루토튬-239가 끊임없이 생기기 때문에 원자로 수명이 다하지 않는 한 핵원료를 재주입할 필요가 없어 핵연료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에 임시로 쌓아놓은 사용 후 핵연료는 3천973t으로 이를 당장 소듐냉각고속로(자체순환로 방식)의 원료로 재사용할 경우 1천MWe급 원자로 72기를 60년간 운전할 수 있게 된다. ◇우라늄 활용도 경수로 대비 120배 = 자연 속에 존재하는 천연우라늄은 핵분열이 가능한 우라늄-235가 0.72%밖에 없어 원자력 연료로 쓰기위해서는 우라늄-235의 비율을 2-4%로 농축해야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존의 원자로에서는 4.8%만 연소되고 나머지는 폐기되기 때문에 결국 천연우라늄의 이용률은 0.61%에 불과하다. 그런데 소듐냉각고속로의 경우는 농축과정에서 발생하는 저농축 우라늄과 사용 후 연료에 남아있는 우라늄 등을 모두 재사용할 수 있어 처리과정의 불가피한 손실(3%)을 제외하더라도 천연우라늄의 이용률을 76%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소듐냉각고속로의 우라늄 이용률은 현재 경수로에 비해 최대 124배나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사용 후 연료에 남아있는 플루토늄과 마이너액티나이드(MA) 같은 물질은 방사능 독성이 매우 강해 천연우라늄과 같은 수준으로 독성이 감소되는 데 대략 30만년 이상 걸리는 데 소듐냉각고속로에서 재활용하며 태우면 300년 이하(1천분의 1)로 줄일 수 있어 현재의 과학기술로도 관리, 감독이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 전력생산의 40%를 차지하는 원자력발전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 때문에 언젠가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지어야한다. 이 때 소듐냉각고속로를 이용하면 폐기물의 부피를 2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게 된다. 특히 사용 후 핵연료를 `파이로 프로세싱(pyro processing:건식정련기술)' 방식을 통해 소듐냉각고속로의 원료로 만들면 플루토늄만을 분리해낼 수도 없어 핵확산 위험성이 전혀 없다. 플루토늄은 핵폭탄의 주된 원료로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은 사용 후 핵연료에서 `재처리(reporcessing:습식정련기술)' 방법을 통해 플루토늄만을 분리한다. ◇언제쯤 상용화 가능한가..과제도 `산적' = 정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오는 2011년까지 제4세대 소듐냉각고속로의 개념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20년까지 이를 실증하기위한 `원형/실증 연소로'에 대한 개념 설계 및 기본 설계를 마친다는 방침이다. 이후 2023년까지 실증로 건설허가를 얻어 상세 설계를 거쳐 2028년에 연소로를 건설하고 2040년부터는 상용로를 세워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간다는 로드맵을 짰다. 하지만 풀어야할 숙제도 간단치 않다. 원자력연구원은 실험로 건설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원형/실증로를 건설키로 함에 따라 300MWe급 실증로를 건설하는데만 2조7천8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R&D 예산과 시간 투자가 요구된다. 또한 `한미 핵협정'에 따라 사용 후 핵연료를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파이로 프로세싱 등 기술개발 과정을 일일이 미국 측에 통보해야하는 데 이는 독자적인 제4세대 원전기술 확보의 걸림돌이 되고 있어 한미 핵협정도 개정해야한다. 무엇보다 특히 20년 가까이 극심한 갈등과 대립을 겪었던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건립 사업과 같은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원자력 개발 로드맵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 공감대를 반드시 얻어야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도희 고속로기술개발부장은 "현재 국제사회가 공유한 기술력으로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만한 청정 에너지원 확보가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사용 후 핵연료와 고갈되고 있는 우라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듐냉각고속로는 현재 우리가 검토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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