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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더 가치 있을 것" -경남일보

등록일: 2008-09-03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게 더 가치 있을 것" -경남일보 거창박물관에 고문서 기증한 김순범옹  거창읍 대동리에 살고 있는 김순범(사진·80·상춘회관 회장)씨가 선대부터 보관 관리해오던 고문서인 거창부읍선생안(居昌府邑先生案) 자료를 거창박물관에 지난 1일 기증했다.  기증한 고문서에는 조선 500년 동안 거창지역의 수령(현감, 군수)이 어떻게 부임해서 어떻게 떠나갔는지와 출신성분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어 거창의 인물사를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고려 말 1397년부터 고종33년(1896년) 조중엽 군수까지 267명의 수령에 대해 상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출신별로 보면 무관이 73명으로 문관 16명보다 월등히 많고 남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수령들이 거창을 떠나간 이유가 기록되어 있는데, 사유는 30여 가지로 체거(遞去- 관직을 그만두고 떠나감)가 62명으로 가장 많고 다른 곳으로 전출이 36명, 파직, 과체(남을 모략한 죄), 견파(암행어사에게 파직), 졸우관(군수자리에서 죽음), 조외난거(난을 만나 떠나감), 계파(타일러서 파직시킴), 그냥 물러남 등 각양각색으로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어 조선조 500년 동안 지방수령의 면목과 행정체계, 지방수령의 폭정 등 당시 우리 사회상을 살필 수 있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창박물관에 거창부읍학생안을 기증한 김순범씨는 선산 김씨 순충공파 34대손으로 6·25 전쟁 서울 수복 후 거창군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으로 산청군청을 거쳐 부산시청 주택과를 마지막으로 지난 1974년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한 후 1975년 당시 경제기획원 산하 장관인허가 기관인 한국물가조사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1982년에 거창에 정착하여 현재 거창상춘회관 회장을 지내고 있다.  김씨는 “이번에 기증한 거창부읍학생안 고서는 집안 대대로 물려 온 가보로, 김씨의 17대 조부 되시는 김제남 현감이 1443년경 거창 33대 현감으로 부임하여 6년 동안 거창 현감을 지내고 당시 경시서(시장의 도량 등을 감독하는 관청) 내직으로 중앙 관직에 올라 세조때 사망하신 조부께서 시초가 되어 선산 김씨가 거창에 뿌리 내리게 된 동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후 1484년에 거창군 가조면에, 1509년에 거창군 남상면에 선산 김씨들이 정착하여 지금의 집성촌을 이루고 살고 있다.  김씨는 이번 고서를 기증하게 된 동기에 대해 "거창군지를 만들 때 옛 문언의 자료가 부족해 상세하게 집필된 자료가 없어 자신이 이번에 기증한 거창부읍학생안 외에 1726년도부터 고조부까지 몇 년마다 기록한 호구단자, 기타 토지 문서와 암행어사 수결 문서 등이 거창으로 보면 상당한 민속자료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해 기증하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거창군지 등을 만들 때 자료로 사용되어 보다 많은 이들이 거창의 역사를 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이가 들어 관리하기가 어렵고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박물관에 기증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기증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향토사 연구에 제대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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