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 055-942-1117

신농법 개발 이재욱 노키아티엠씨 명예회장 -연합뉴스

등록일: 2008-10-01


<사람들> 신농법 개발 이재욱 노키아티엠씨 명예회장 -연합뉴스 (창원=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 가운데 매년 100만t이 재고로 남아도는 반면 식용 밀은 200만t이나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밀 대신 쌀을 국수와 빵 재료로 사용해야합니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 티엠씨(NOKIA tmc) CEO를 맡아 경이적인 경영성과를 달성한 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선 농촌으로 돌아가 신농법 개발과 쌀로 만든 냉면.국수.빵 개발에 여념이 없는 이재욱(67) 씨. 칠순을 바라보는 그에게는 아직 회사 명예회장직 외에도 재단법인 봉림 이사장과 대한검도회 명예회장, 한국지속농업산학연구회 회장, 경남 교육포럼 이사장 등 많은 직책이 따라붙는다. 8년 전 암 수술을 받았던 그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정열적으로 매달려온 '인생 2모작' 사업은 바로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한 벼농사법을 개발하고 쌀 소비도 함께 늘려나가는 일. 이 명예회장이 개발한 것은 논을 갈지 않고 볍씨를 직파하는 '태평농법'을 보완한 지장(地藏)농법. 그의 농법을 보면 땅을 갈지 않고 가을에 벼를 수확하기 직전 보리나 밀, 호밀 등을 파종하고 벼를 수확한 뒤 짚은 그대로 논에 깔아준다. 그리고 초여름에 보리, 밀을 수확하기 전 벼를 파종해 보리.밀을 수확하고 짚은 역시 논에 남겨 햇볕을 차단, 잡초 성장은 억제하면서 땅을 비옥하게 한다는 것이다. 벼가 물 없이도 잘 자라는 특성을 이용해 물을 뺐다 넣었다 하면서 제초제는 한 번 정도만 치면서 잡초 성장을 최대한 억제해야 되므로 수리안전답에서만 적용가능하고 2모작이 전제돼야한다. 이 농법은 노동력 사용을 최대한 억제해 원가를 기존 농법의 10∼20%로 확 줄이면서 수확량은 기존농법의 80% 전후까지 보장된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오는 25일 지장농법을 실험해온 고성군 거류면 은월리 이민마을 현장에서 농법 설명회와 이 논에서 생산한 쌀로 만든 국수, 냉면, 자장면 등 면류 시식행사를 연다. 생산원가를 낮춘 1차 산업과 밀을 대신할 제2의 주식인 면류를 가공하는 2차 산업, 이를 판매하는 3차 산업까지 망라하는 자신의 이 프로젝트에 '국가.국토.농어촌의 백년대계'가 달렸다고 그는 호언한다. 친환경농업 전문가들도 노동력을 절감하고 토양관리에 유리하며 밀가루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장점은 인정하고 판로가 확보될 경우 일부 면적에서의 재배는 권장해볼만 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비료와 제초제를 소량이라도 사용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친환경농법으로 인정하기 힘든데다 직파재배 한계상 태풍이 불 경우 벼가 쓰러지는 피해가 우려되고 농사가 잘된 올 한 해 성과에서 나아가 3-4년 정도는 지켜봐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신중한 반응도 있긴 하다. 어쨌든 세계적인 기업으로부터 인정받고 일선에서 물러난 경제인이 다시 국가적인 사업에 자비를 들여가며 몰두하고 있는 모습엔 농업 관계자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한편 놀라고 있다. 2000년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12월 23일 그는 임파선을 들어내고 암 세포가 전이된 혀를 일부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고도 병치레를 하지 않은 노인들보다 더 정열적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더 그렇다. 수술 초기엔 밥도 제대로 먹을 수 없고 혀가 온전치 못해 말도 잘 할 수 없는데다 임파선과 함께 어깨 근육까지 절단한 탓에 팔 동작도 자유롭지 않았다고 한다. 농업이 '제3의 IT'라는 신념을 갖고 기업인의 눈으로 농사를 짓고 농법개발에까지 나아간 그는 이번 발표회를 뒤로 하고 쌀로 만든 면류 판촉과 쌀을 주성분으로 하는 빵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그는 "농사는 이제 성공했고 후계자도 생겼으므로 떠나 다른 목표를 향해 갈 것"이라며 또 다른 '새로운 일'을 시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