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 055-942-1117

조선 설계인력 부족한데 용접공만 육성 -도민일보

등록일: 2008-10-29


조선 설계인력 부족한데 용접공만 육성 -도민일보 도내 조선업체들이 전체적으로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특정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만 진행되고 있어 효율적인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국 조선해양 산업은 여전히 활황이다. 전 세계 선박 건조량의 34%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주되는 선박의 40%를 싹쓸이하고 있으며, 수주 잔량의 35%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남은 과히 한국 조선 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데, 한국조선협회의 2007년 자료에 따르면 경남이 국내 조선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고(46.5%),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선박의 15.4%가 경남에서 생산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 조선사가 수년 전부터 고민해 오던 부분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인력 부족'이다. 이 때문에 조선소 자체적으로 인력 수급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경남도 등에서는 행정적인 뒷받침을 해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일선 조선업계는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인다. 더욱이 지난 22일 창원에서 열린 '부울경 주력산업 인재육성 과제와 전망'(경남발전연구원 인적자원개발지원센터 주관)이라는 주제 포럼에서 정용길 경상대학교 교수는 "1∼2년 전에 경남도에서 이 부분에 많은 관심을 두는 듯하다가 지금은 많이 시들해진 것 같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 '아직도 목마르다' = 국내 조선업체에서는 연간 1만 4000명 정도의 신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한국조선협회). 그러나 2008∼2010년까지 관련 학과 전공자나 단순 기능 인력의 공급 전망은 1만 2000명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3∼4년 동안 매년 2000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럼 경남 지역은 어떨까? 2007년 경남지역 주요 조선소에서는 5700여 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경남도 경제정책과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엔 4700명, 2009년엔 3200명 정도의 추가 인력이 꾸준히 공급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남지역 조선해양 인력 양성 현황은 여전히 초라하다. 창원대·경남대·경상대 등을 비롯해 한국폴리텍 Ⅶ대학이나 거제대학·거창전문대·창원전문대 등에서 △자동화 용접 △기계설계 △조선해양 시스템 △조선해양공학 △조선 캐드 △특수용접 등의 교육과정이 개설돼 있으나 한 해 양성 인력은 모두 합쳐 800여 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조선인력 부족 현상은 중소형 조선소에서 더욱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조선소의 숙련된 기술자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대형 조선소로 옮기는 일이 허다할 뿐 아니라, 규모가 확장됨에 따라 신규 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인력 육성 현황과 문제점 = 정용길 교수에 따르면, 경남에 이어 또 하나의 조선해양산업 메카로 부상하는 서남해안권에서는 5∼6년 단위의 인력 양성 장기 계획을 수립해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 경남에서는 이 같은 장기 계획이 없는 실정이다. 다만, 부분적으로 중형 조선소의 요구에 따라 현장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을 뿐이다. 단순 기능교육 중심의 훈련형 사업은 몇 가지 문제점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교육기관과 조선업체 사이에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지 않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설·장비·교재·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세부적인 연계 시스템이 없어 그 효율성에도 한계가 따르고 있다. 일정한 교육을 마친 기능인력이 배출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현재 경남도에서 지원하는 맞춤형 훈련은 조선업체와 훈련생이 사전 채용 약정을 체결한 후 훈련 기관에 교육을 위탁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2개월 동안의 기본 기술을 익혔다 하더라도 일선 현장에 투입되면 재교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조선 인력 양성'의 초점이 용접 등의 기능인력에 맞추어져 있다 보니, 앞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설계 인력 부족 현상이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점이다. 이에 정 교수는 경남테크노파크 등이 주관 단체가 되고 지역 내 대학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체계적인 인력 양성 사업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생산직 기능인력 양성과정 △산업체 재직자 재교육 과정 △첨단 기술인력 양성 과정 등의 세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류한성 21세기 조선 상무 역시 "선박 해양과 기자재업체의 실태조사 결과 기술개발과 생산과정에서 기능인력과 연구개발 인력 부족으로 애로를 겪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인력 수급을 위해 신규인력 양성과 재직자 재교육 센터 설립 등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력 양성을 위한 선결과제 = 류한성 21세기 조선 상무는 "경남도와 대학의 조선 인재 육성의 방향이 잘못돼 있다. 어디에 어떤 인력이 얼마큼 필요한지 인력 수요를 정확히 조사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부·울·경 광역경제권에서 인적자원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데, 경제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점점 확산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용길 교수 역시 "조선업체에서 원하는 인력이 뭔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남 조선업체 인력수요 모니터링'인데, 경남은 이게 하나도 안 돼 있다"며 "지자체와 경남발전연구원, 조선업체가 있는 각 시의 전담팀이 모니터링을 빨리 구축해 제대로 된 인력 양성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부울경 주력산업 인재육성 과제와 전망' 포럼은 △구체적인 인적 구조 방안을 위한 방향 잡기 △필요한 기능, 기술, 수요조사를 확실히 할 것 △대학은 기업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조사할 것 등의 문제점을 제기해 앞으로 조선 인력양성 국책사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