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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방의회 다시 풀뿌리 민주주의로] -부산일보
등록일: 2008-12-11
[위기의 지방의회 다시 풀뿌리 민주주의로] -부산일보 주민도·지방정부도 '말로만 협치'… 의식·제도 개선 절실 지방의회가 풀뿌리 대의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려면 세밀한 관심과 과감한 손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본보가 '위기의 지방의회, 다시 풀뿌리민주주의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지난 9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위기에 빠진 지방의회를 바로 세울 해법을 고민하면서 지방의회의 자성과 함께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동의대 김순은 교수(행정학과) 사회로 진행됐으며 부산대 강재호 교수(행정학과)가 '지방의원 선거제도 개정'을 주제로 발표했다. 동의대 박영강 교수(행정학과), 동아대 최우용 교수(법학과), 부산시의회 이동윤 의원(해운대1), 부산참여자치연대 최수미 지방자치국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특정 일당 의석 독점 ... 선거 제도 개선 시급" △강재호 교수=지방의원 선거제도가 문제입니다. 지난 2006년 시·도의원 선거 결과 부산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지에서 특정 일당이 의석을 독점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재생산되고 있는 지역주의 정치문화와 소선거구제가 이 같은 현상을 초래했다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시·군·구의원 선거에서도 특정 정당 지배구도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지방의원 전문성을 많이 강조하는데 주민 대의기관의 성격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민 대표 기능을 잘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성과로 따지면 지방의회는 무기력합니다. 지난 2년 간 광역의회와 기초의회 의원 1인당 평균 조례발의 건수는 0.34건에 불과합니다. 부산시의회는 0.12건입니다. 이런 게 일당 지배의 문제점입니다. 의회 내 경쟁관계가 없다는 건 문제입니다. 건전한 경쟁 구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소선거구제·중선거구제 병용을 대안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해소하기 위해 인구가 적은 곳은 소선거구제로 인구가 많은 지역은 중선거구제를 택하면 됩니다. 지역주의 정치풍토가 다소 시정될 수 있습니다. 정당공천제의 문제는 당원이더라도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는 길을 막지 않으면 괜찮습니다. 일본처럼 기호와 정당명 없이 이름 석 자만 쓰게 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의 경우 선전벽보와 연설회 등에서 후보자 기재 순서를 추첨 등의 방법을 통해 바꿔야 합니다. 투표용지 등이 기호본위, 정당본위로 돼 있습니다. 후보자 이름보다 기호와 정당이 먼저 나오는데 정책선거를 표방하면서도 투표용지 자체가 그렇지 못합니다. 통일된 기호는 지방선거제도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독소조항입니다. 지방 의제를 말살시키고 선거를 정당 간 구도로 몰아가는 결과를 낳습니다. "유급제 안정적 정착 ... 성과 따라 차등 위험" △박영강 교수=선거구 조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투표용지 기재 순서 등의 문제는 상당히 좋은 지적입니다.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의원 유급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공무원 보수체계를 기본으로 해서 기준을 정한 다음 안정적으로 지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지방의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노력하면서 지방의회를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의원들의 의정활동 성과에 따라 수당을 다르게 한다는 발상은 매우 위험합니다. 활동 성과가 명확한 분야가 있고 그렇지 않은 분야가 있습니다. 성과 측정이 부정확한 의회에서는 곤란합니다. 조례발의와 5분발언 건수 등으로 따질 수도 있지만 내용은 검증되기 어렵습니다. 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의 지방의회 위상을 확실하게 세워줍시다. 활동이 부진한 의원은 선거를 통해 걸러내면 됩니다. 의회도 의정참여단 등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시민들을 의정에 참여시켜 활동의 실상을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의회가 문을 열고 활동하면 의회와 시민 양쪽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습니다. 정당공천제는 한시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현재의 비민주적 정치 구도 하에서는 더 이상 실험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의원 겸업 금지 필요 ... 미미한 성과 '죄송'" △이동윤 의원=지방의회 위기는 출범 때부터 예상된 것입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지방자치제는 서구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정치권 야합의 산물입니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바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도입된 게 아닙니다. 주민 중앙정치권 지방정부 지방의회 이 4주체가 제대로 문제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안타깝습니다. 지역주민들은 지방의회를 대의기관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지방정부도 지방의회를 귀찮은 존재로 생각합니다. 말로만 '협치(協治)'를 내세우지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주민의 대표기관이지만 이처럼 의식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방의회가 운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방의원의 겸업을 금지시켜야 합니다. 그 다음 지방의원이 의정활동에 매진하는데도 손이 달려 도저히 일이 진척되지 않는 상황이 오면 그때 의원보좌관제를 도입하고 월급도 올려주면 됩니다. 유급제가 시행된 지금도 의원직은 부업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국회에 지방의원의 겸직금지법안이 아직도 계류 중인데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공동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처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성과로 보면 시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마구 때리기보다는 격려가 섞인 질타를 해주십시오. 지방의회 존재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평가는 내리지 말아 주십시오. "의원 발의 조례 꼴찌 ... 일부 성과 독점 문제" △최수미 국장=부산시의회는 성과가 낮습니다. 의원발의 조례제정 건수는 부산이 꼴찌입니다. 의정 성과가 특정 의원들에게 편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난 2년 간 활동을 추려보니 부산시의회의 경우 2∼3명의 의원이 성과를 거의 독점했습니다. 초선의원 중심으로 활동이 왕성하고 다선 의원은 의정활동의 중심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의정비 문제에 있어 어렵기는 하지만 의정활동 실적에 대한 평가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정비 책정 때 의정활동 실적을 반영하고 일을 많이 한 의원은 프로젝트 수행비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일하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이 의정비를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의원들에게 돈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언론도 의회 활동 보도에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의회 정례회가 열려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민단체가 아무리 감시하더라도 지역 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따로 있습니다. 지방의회를 시민들에게 다가서게 만드는 창구는 언론인만큼 재미없더라도 적극적으로 다뤄야 합니다. "주민, 지방의원 몰라 ... 전문성 결여 해결을" △최우용 교수=주민의 대표기관은 지방정부가 아닌 지방의회입니다. 지방자치를 유지하는 데 가장 필수적 요소가 바로 지방의회입니다. 단체장은 지방의회에서 뽑을 수도 있습니다. 지방의회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주민들의 철저한 외면입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역 시의원이나 구의원 이름을 말해보라고 하면 1∼2명만이 겨우 답을 합니다. 지방의원들의 전문성 결여도 문제입니다. 언론이 관심을 안 가져 주는 것도 문제이지만 의원들의 활약이 기사화될 수 있을 정도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방의원들은 각종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도 없습니다.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나타난 부산시의회의 난맥상은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선거제도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지방자치의 개념에서 보면 각 선거구마다 정당에 따라 기호가 통일돼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소선거구제 보다는 중선거구제로 가야합니다. 정당추천제 폐지는 시급합니다. 지방의원 보좌관 문제는 현재로서는 부적절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방의회를 충실한 인적 자원으로 채우려면 대우를 좋게 해야 합니다. 의회 사무처 독립 등 ... 하드웨어 뒷받침을 △김순은 교수=소프트웨어가 좋더라도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의미합니다. 지방의회의 하드웨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례로 의회사무처가 빨리 독립돼야 합니다. 능력 있는 공무원일수록 사무처로 오면 집행부의 허점을 잘 덮어버린다고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정당표방을 금지시키면 됩니다. 정당공천은 정당 내부의 일이니 알아서 하라고 하고 후보자가 벽보와 선전물 등 어디에도 정당을 내세우지 못하도록 하면 됩니다. 앞으로 지방의회가 건강하고 든든한 시민 대표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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