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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에코 브리지 -경남일보

등록일: 2005-10-20


기획특집-에코 브리지 -경남일보 국내 실태조사 "제 역할 못해" 199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생동물 이동통로가 건설된 이후 2005년 9월말 현재 국내에 설치된 에코­브리지는 모두 55곳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에코­브리지 수는 많이 늘어난 반면 야생동물들이 충분히 활용하기에는 규모가 협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국내 언론 최초로 에코­브리지 55개를 분석한 결과 평균 폭은 11.46m로 확인됐다. 정부가 투자한 에코­브리지 건설비용은 모두 475억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폭이 너무 좁아 곰, 노루, 멧돼지, 고라니 등 대형 동물들이 외면하고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브리지가 너무 좁아요” 현재 고속도로, 국도 등 각종 도로에 설치된 에코­브리지의 규모가 너무 작아 야생동물들의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 에코­브리지 55개 규모를 분석한 결과 야생동물 이동통로 총길이는 2247m로 평균 길이는 42.40m에 달했다. 그러나 야생동물 이용과 가장 밀접한 폭은 평균 11.46m로 매우 협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로별로는 국도가 평균 17.21m로 가장 컸으며 지방도(국가지원지방도 포함) 11.33m, 도시계획도로 8.21m, 시도·군도 7.12m 순이었다. 고속도로는 모두 16곳의 에코­브리지가 설치돼 숫자면에서는 국도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평균 폭은 7m로 꼴찌를 차지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체 에코­브리지 가운데 폭이 가장 큰 것은 올해 완공된 진주시 이반성면 발산리에 건설된 것으로 40m에 달한다. 또 국도 31호선(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 국도 42호선(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에 설치된 에코­브리지 폭은 각각 33.4m로 국내에서 큰 편에 속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지난 2001년 완공된 서해안고속도로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에 건설된 에코­브리지가 23.4m로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구~포항고속도로 2곳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에코­브리지 평균 폭이 3.5~6.8m로 작아 시설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도로의 경우 지방도 312호선 경기도 의왕시 오봉산에 설치된 것이 폭 23.5m, 도시계획도로는 서울시 금천구 삼복터널이 폭 20m로 조금 클 뿐 나머지는 모두 10m 이하였다. 에코­브리지 폭이 5m 이하로 양서류나 파충류 등 작은 소형동물밖에 이용할 수 없는 곳도 고속도로 7곳을 비롯해 국도 6곳, 도시계획도로 2곳 등 15곳에 달했다. 국도 30호선, 국도 82호선의 경우 폭이 1.5m로 가장 작았으며 국도 17호선(전북 완주군 고산면 남봉리) 에코­브리지역시 2m에 불과했다. 중앙고속도로에 건설된 에코­브리지는 폭 3.5m로 고속도로 가운데 가장 작았다. 군도 1호선(충남 당진군 면천·죽곡리)도 길이 76m에 비해 폭은 1.5m에 그쳤으며 도시계획도로인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의 에코­브리지역시 폭이 1.5m로 가장 작은 규모였다. ◇예산만 낭비? 국내에 건설된 55개의 에코­브리지 건설비용은 약 475억원으로 1곳당 평균 8600여만 원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별로는 국도가 22개의 에코­브리지가 건설된 국도는 189억5100만 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속도로 102억8500만 원, 도시계획도로 99억2900만 원, 지방도(국가지원지방도 포함) 47억6000만 원, 시·군도 14억5000만 원 순이었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든 곳은 도시계획도로인 서울시 금천구 삼복터널에 설치된 길이 90m, 폭 20m의 에코­브리지로 40억원이 투입됐다. 대구포항고속도로 영천시 매산동에 건설된 에코­브리지는 27억6000만 원이, 충북 청주시 도시계획도로인 우암산터널 에코­브리지는 27억25000만 원이 소요됐다. 지난해 완성된 국도 2호선 진주시 이반성면 발산리에 설치된 에코­브리지 25억8500만 원이, 국도 42호선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직원리 에코­브리지는 22억8000만 원이 들었다. 그러나 도시계획도로인 부산시 연제구 황령산 에코­브리지 건설비용은 단돈 500만 원. 국내에서 에코­브리지 건설에 얼마나 비상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국도 30호선은 1700만원, 82호선은 2700만원, 그리고 국도 27호선(전북 군산시 성산면 고봉리)은 4800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에코­브리지를 건설했다. 도시계획도로인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에코­브리지역시 2000만원의 극히 적은 돈으로 야생동물에 대한 배려(?)를 마쳤다. 문제는 에코­브리지 건설비용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야생동물들이 얼마나 이용하는냐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내에 건설된 대부분의 에코­브리지는 야생동물 이용률이 극히 낮을 뿐 아니라 에코­브리지 건설 전 충분한 사전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총 475억원이 투입된 에코­브리지는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으며 철저한 사전평가를 그쳐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쓸모없는 유도펜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건설로 동물 이동로가 단절되면서 야생동물의 로드킬을 방지하고 에코­브리지로 유도하기 위한 유도 펜스 설치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에코­브리지 건설 대신 유도 펜스를 많이 설치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도 펜스는 노루나 고라니 등 큰 동물들만 차단할 수 있을 뿐 파충류나 양서류 등 작은 동물에게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유도 펜스의 간격이 너무 넓어 소형동물의 진출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올 연말 완공예정인 진주~통영구간역시 21~24공구 4곳에 총사업비 1억7000여만 원을 투입해 2960m의 유도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설치하려는 유도 펜스는 일반 철조망과 유사해 뱀이나 개구리, 두꺼비 등 작은 동물들이 넘나들 수 있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은 유도 펜스를 설치할 경우 하단 30㎝ 정도는 그물형태로 촘촘하게 만든 특수제작된 펜스를 사용, 양서류 등 소형동물들의 진입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국내에 설치되는 유도 펜스는 대형동물에게는 적합하지만 소형동물에게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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