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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코브리지 스위스 선진사례 -경남일보

등록일: 2005-10-21


기획-에코브리지 스위스 선진사례 -경남일보 제2부 유럽선진국의 '공존정책' 스위스의 야생동물을 위한 이동통로인 ‘그린 브리지(Green Bridge)’는 세계 최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록 에코­브리지의 시초는 프랑스였지만 오늘날의 스위스 그린 브리지는 현재 유럽의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건설, 활용하고 있어 유럽에서 가장 완벽한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확보한 나라다. 스위스 고속도로에는 야생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는 것을 방지하고 이동통로로 유도하기 위해 수백㎞에 달하는 유도펜스를 설치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유도펜스는 노루, 사슴 등 대형동물의 진입을 막고 철조망 아래 부분에는 파충류나 설치류 등 작은 동물들의 도로 접근을 막기 위해 그물형태의 또 다른 철조망을 설치하는 등 야생동물에 대한 철저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취리히의 그린 브리지 세계 금융의 중심도시 스위스 취리히. 인구는 17만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경제계를 흔들고 있는 상업, 금융의 대표적인 도시다. 취리히는 스위스 여러 도시 가운데 그린 브리지 10여개를 건설,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로 활용하고 있다. 취리히의 그린 브리지는 독일 국경지역인 콘스탄츠 호수 주변에 많이 있다. 이곳에 그린 브리지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것은 콘스탄츠 호수의 맑은 물과 인근의 울창한 산림으로 여우, 사슴, 노루, 토끼 등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취리히에서 약 40분 거리에 있는 크로이즐링겐(Kreuzlingen) 근교에는 유럽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야생동물 이동통로 ‘푸흐비스(Fuchswiese)’를 비롯해 많은 그린 브리지가 산재해 있다. 취리히에서 E60 고속도로를 따라 독일 국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콘스탄츠 호수로 향하는 중 기자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야생동물 출연 구간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다. 야생동물 보호표지판은 사슴, 여우 등 야생동물 출연이 잦은 곳인 만큼 운전자는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인 카메라’표지판을 자주 만나듯 스위스에서는 야생동물 보호 표지판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결국 스위스는 야생동물에 대한 배려를, 우리나라는 운전자들에 대한 경각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취리히~콘스탄츠 호수 60여 ㎞ 구간 가운데 그린 브리지가 건설된 주변에는 대부분 철조망을 설치, 동물들의 접근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뱀, 뚜꺼비, 개구리 등 파충류, 양서류의 접근을 막기 위해 지상에서 20~30㎝ 정도 그물망처럼 생긴 철책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철조망은 사슴, 노루 등 몸집이 큰 야생동물의 접근을 막는데 큰 효과가 있지만 작은 동물에게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 덩치가 작은 야생동물들이 아예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하기 위한 사전적인 조치다. 스위스 등 유럽 선진국들이 ‘에코-브리지’를 사후차원이 아닌 사전적인 예방 차원에 주력한다는 것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럽 최대의 그린 브리지 ‘Fuchswiese’ 취리히를 출발한지 40분만에 만나는 콘스탄츠(Constance)호 근교 크로이즐링겐의 그린 브리지인 ‘Fuchswiese’. E60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7번 고속도로를 20여분 가면 만나는‘Fuchswiese’는 보기에는 일반 터널같지만 실제로는 야생동물의 중요한 이동통로다. 유럽에서 가장 큰 생태 교량인 이 그린 브리지의 폭은 무려 200m. 터널 위 전체를 야생동물 이동통로로 확보한 이 그린 브리지는 폭이 워낙 크다 보니 큰 사슴, 노루 등 야생동물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은 몇 개의 이동통로보다 효율적이다. ‘Fuchswiese’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도로에서 바라본 ‘Fuchswiese’는 일반 터널과 똑같다. 그러나 ‘Fuchswiese’를 직접 올라가 보면 사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철조망 너머에는 수 백 년된 아름드리나무가 있으며 각종 풀로 뒤덮혀 있다. 생태교량인지 일반 숲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다. 폭이 200m에 달해 유럽에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Fuchswiese’는 3등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Fuchswiese’중앙에는 차가 한대 정도 지나갈 수 있는 비포장 길이 있고 왼쪽­오른쪽은 모두 울창한 숲으로 뒤덮혀 있다. 가운데 설치돼 있는 비포장도로는 슈반데르흐(Schwaderloh) 지역민들이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는 농삿일을 할 수 있도록 트랙터 이동이 주요 기능이며 그린 브리지를 관리하는 공무원 차량이 가끔 통행할 뿐이다. 비포장도로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Fuchswiese’주변 슈반데르흐 마을 주민들과 그린 브리지 관리인들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또 울창한 숲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이 한적한 길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일반 자동차나 오토바이 통행은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의 엄격한 환경정책과 주민들의 협조로 그린 브리지 주변에는 수많은 야생동물 배설물을 확인할 수 있어 이동통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쉽게 짐작케 한다. 지역민들도 유럽 최대의 그린 브리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뿐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슈반데르흐 마을에서 만난 쾨르히(72)씨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고속도로 건너편 농장에 일이 있으면 트랙터를 끌고 가는 도로일 뿐이다”면서 “내가 트랙터를 끌고 가는 길을 제외한 모든 숲은 야생동물의 것이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주변의 아스필홀츠(Aspiholz) 그린 브리지역시 사람과 야생동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교량형태로 건설했다. 아스필홀츠의 특징은 폭이 좁은 만큼 고속도로 주변에 수㎞씩 철조망을 설치, 그린 브리지로의 유도를 도우고 있다. 스위스에는 ‘Fuchswiese’나 ‘Aspiholz’등 대형 생태교량을 비롯해 작은 포유류를 위한 지하통로나 육교형 이동통로가 숲과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건설되고 있다. 고속도로, 철도 등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교통망을 가진 스위스는 ‘Green Bridge’를 통해 야생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혜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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