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父子, 고향 경남까지 도보여행 -연합뉴스(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설 명절에 고향을 찾기 위해 경기도 광주시에서 경남 거창군까지 도보여행을 한 부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눈길을 끈다. 신재현(53.철강업.경기도 광주시) 씨와 아들 정환(27.수원대학 4년) 씨 부자는 집을 출발한지 6박7일만인 지난 24일 고향인 경남 거창군에 도착했다. "극기체험을 해 보고 싶다. 설을 맞아 거창까지 걸어서 가지요"란 아들의 제안으로 시작된 도보여행을 위해 신 씨는 출발하기 전 일주일간 아들과 함께 하루 6~10㎞를 걸으며 장기간의 도보여행을 준비했다. 이들 부자는 전국지도를 펴놓고 코스를 설계해 최단거리(300여㎞)와 각 지역의 식당 등을 정했으며 추위에 대비해 두터운 옷을 준비하는 등 완전무장하고 지난 18일 고향으로 발걸음을 뗐다. 광주시~용인시~청주시~대전시~옥천군~영동군~김천시~거창군으로 이어지는 고향길은 하루 35~40㎞의 강행군이었고 출발 전 파악해 둔 찜질방에서 그날의 피로를 풀었다. 옥천을 경유해 영동에 도착할 때는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가 살을 파고들어 힘들었지만 뒷날 김천을 향할 때 등 뒤에서 불어 온 바람은 추위라기보다 오히려 따뜻했고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낭만으로 느껴졌다고 신 씨 부자는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 부자는 도보여행 내내 할아버지 얘기와 아들의 장래문제, 아버지의 생각, 평소 가족관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부자의 정을 쌓았고 서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마지막 날 오후 11시께 도착한 고향 집 인근 거창군청에서 이들은 큰 형수와 조카 등 가족들의 깜짝 환영행사를 받고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으며 완벽한 도보행진의 기쁨을 한껏 누렸다. 신 씨는 "도보여행 중 만났던 식당 아주머니, 시골의 작은 가게, 찜질방 손님들, 그리고 눈보라치는 여정에서 대덕면사무소 부면장님의 따뜻한 차 한 잔 등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었고 아들에게 훈훈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게 해 준 것 같아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코멘트(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