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거창군 발표에 따르면, 올해 감악산 꽃&별여행(축제)에는 약 32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규모 인파에 비해 교통대책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감악산 진입로에서는 최대 4~5시간에 달하는 정체가 이어졌고,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는 “시내 입구부터 3시간 30분이 걸렸다”,
“3km를 2시간 동안 올라갔다”, “5시간 가까이 정체됐다”는 글이 잇따랐다.
남상면 주민들은 차량이 마을 입구까지 밀려와 집 앞 도로가 완전히 막혔다며 불편을 호소했고,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1km 이상 걸어야 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이 사태는 단순한 돌발이 아니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행정의 구조적 문제다.
이 문제의 원인을 살펴보면, 구조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
■ 문제점
첫째, 정상부까지 자가용 진입을 허용한 교통 설계가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좁은 산악도로에 수천 대의 차량이 몰리며 상·하행이 동시에 마비되었다.
둘째, 하부 주차장 및 순환 셔틀 체계의 부재로 인해
창포원 등 넓은 공간이 있음에도 분산 주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셋째, 실시간 안내와 통제 부족으로
운전자와 관광객이 대기 시간을 알 수 없었고,
일부 차량은 엔진 과열과 사고 위험에 노출되었다.
넷째, 행정의 대응이 사후적이었다.
군은 교통 불편에 대해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리며
셔틀버스 운행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문제는 이미 여러 해 반복되어 온 사안이었다.
■ 왜 문제인지
감악산 교통대란은 감악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창군 전체 관광 교통체계가 ‘차량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창포원, 수승대, 산림레포츠파크 등은 물론,
Y자 출렁다리 역시 개별 셔틀이 운행되고 있지만,
서로 연결되지 않아 분산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특정 시기와 장소로 교통이 집중되고,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행정은 “많은 인파가 몰렸다”는 수치를 성과로 내세웠지만,
군민의 불편과 지역 이미지 훼손은 더 커졌다.
거창의 관광은 ‘많이 오는 축제’보다 ‘편히 다녀가는 축제’로 바뀌어야 한다.
교통을 관리하지 못하면, 아무리 많은 방문객이 찾아와도
결국 “불편한 도시”로 인식될 뿐이다.
■ 해결 방안
1. 감악산 중심이 아닌, 거창 전역을 연결하는 순환형 교통체계 구축
감악산–창포원–수승대–Y자 출렁다리–산림레포츠파크를 잇는
‘거창형 순환 셔틀 루프(Geochang Tourist Loop)’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때 기존 Y자 출렁다리 셔틀버스 노선은 통합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 1단계: 감악산–창포원 간 순환 셔틀 우선 운행
→ 가장 정체가 심각한 감악산 진입로의 교통량을 즉시 완화하고,
창포원을 하부 거점 주차장으로 활용한다.
* 2단계: 감악산–수승대 간 순환 셔틀 운행
→ 축제 기간뿐 아니라 상시 관광 교통 분산을 위한 두 번째 축을 형성한다.
* 3단계: 창포원–수승대–Y자 출렁다리 구간 시범 루프 운영
→ 기존 Y자 셔틀과 연계하여 동·서부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고,
체류형 루프 구축을 시험 운영한다.
* 4단계: 창포원–수승대–Y자–산림레포츠–감악산 완전 순환 노선 구축
→ 거창 전역을 잇는 완전한 관광 순환망 완성.
차량 분산, 환경 보호,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아울러 축제는 연 1회 열리므로,
상시 셔틀을 군이 직접 보유·운영하기보다는
지역 관광버스나 운수업체 차량을 단기 임차해 한시 운행하는
‘피크 한정 임차형 셔틀 모델’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축제기에는 해당 차량이 민간 운행으로 복귀하도록 하여
예산 낭비 없이 실질적 교통 분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 해외의 검증된 사례를 참고하라
* 미국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순환 셔틀 도입 후 차량 진입량이 90% 이상 감소하고, 교통 혼잡이 약 70% 완화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 일본 홋카이도 비에이: 순환버스를 통해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며 자가용 의존도를 낮추고, 관광객 분산과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있다.
* 미국 세도나: 실시간 교통관제 시스템과 셔틀 연계를 통해 방문객 이동 효율을 높이고, 도심 정체 구간을 40% 이상 줄였다.
거창군도 셔틀버스 운행만이 아니라
입차 총량제, 시간대별 예약제, 실시간 교통 안내 시스템을 병행해야 한다.
3. 행정과 시민이 함께하는 ‘감악산 교통안전협의회’ 구성
군청, 경찰, 소방, 주민대표,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를 만들어 사전 점검과 사후 평가를 정례화해야 한다.
교통문제를 행정이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군민과 함께 관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 우리의 요구
1. 감악산 축제 교통관리 및 안전관리계획서를 공개하라.
2. 순환 셔틀 및 차량총량제 도입 기본계획을 수립하라.
3. 감악산–창포원 셔틀 시범 운행을 조속히 시행하라.
4. 교통 민원·정체 기록·안전사고 통계를 군 홈페이지에 공개하라.
5. ‘거창형 순환 관광 루프’ 도입 검토 용역을 착수하라.
이상의 조치는 거창군 행정이 신뢰를 회복하고,
군민의 불편 없는 축제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들이다.
함께하는 거창은 이 문제가 단순한 축제 운영 미비가 아니라,
거창군 행정 전반의 대응 체계를 점검할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 맺음말
감악산 교통대란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행정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사건이다.
이제 거창군은 ‘더 많은 차량’이 아니라 ‘덜어내는 교통’을 선택해야 한다.
행정이 교통을 관리하지 못하면 축제의 의미도 퇴색된다.
사람 중심의 교통 체계와 순환형 관광 전략이
거창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여는 길이다.
<보완 부록〉
감악산 셔틀버스 상시 운영의 효율성 검토 및 대안 제시
1. 행정 효율성
* 상시 셔틀을 군이 직접 운영·보유할 경우,
연중 인력·보험·정비비 등 고정비 부담이 지속된다.
* 감악산, 수승대, 산림레포츠파크 등은 비성수기 이용률이 낮아
대부분의 기간 차량이 운행되지 않게 된다.
* 결과적으로 차량 1대당 운영단가가 급등하고,
행정 효율성이 떨어진다.
2. 재정적 측면
* 중형 셔틀 1대 기준 구입비는 약 1억 5천만~2억 원,
연간 유지비는 약 4천만~5천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 반면, 관광버스·민간 운수업체 임차 방식은
기간 한정으로 운영이 가능해 예산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차량 관리, 보험, 정비 등의 행정 부담도 현저히 감소한다.
3. 지역 현실
* 거창군의 관광 수요는 가을 축제 중심으로 집중된다.
봄·여름·겨울에는 방문객이 크게 줄어 상시 운행의 실익이 낮다.
* 상시 셔틀을 돌릴 경우 빈차 운행률이 높아
재정적 낭비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4. 대안: 피크 한정·유연 순환형 운영
* 축제·연휴 등 혼잡 시기에만 셔틀을 집중 투입하고,
나머지 기간은 민간 차량(관광버스 등)을 임차·위탁 방식으로 활용한다.
* 기존 Y자 출렁다리 셔틀 노선을 연계해
감악산–수승대–창포원 구간을 한시적으로 연결한다.
* 비축제기에는 운행을 최소화하거나 중단하여
예산 효율을 확보한다.
5. 결론
> 군이 셔틀버스를 상시 보유·운행하는 방식은
> 거창의 계절형 관광 구조와 재정 여건상 비효율적이다.
> 대신, “축제 기간 집중 + 민간 차량 임차·위탁 + 기존 셔틀 연계”의
> 피크 한정 순환형 교통 시스템이 행정적·재정적으로 가장 타당한 대안이다.
2025년 10월 24일
함께하는 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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